그루폰·자포스 한국行 무산… '코리아 리스크' 현실로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때문에 국내 진출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진출을 준비하던 세계적 IT 기업인 그루폰과 자포스가 연평도 포격 사건 직후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준비작업을 진행한 관계자는 "자포스와 그루폰이 일본과 한국 진출을 위해 일부 인력을 뽑았고 지사장 인선을 진행하던 중 연평도 사건이 나자 잠정 보류를 통보했다"며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코리아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이다.
2008년 미국 시카고에서 출발한 그루폰은 세계 최대 온라인 할인쿠폰 업체다. 각종 제품을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면서 21개국에 진출했으며, 1,300만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다. 포브스지는 이용자가 매주 10%씩 증가하는 그루폰을 세계에서 가장 성장이 빠른 기업으로 꼽았다. 그루폰은 이달 초 구글이 제안한 60억 달러의 인수협상을 거부한 바 있다.
1999년 설립된 자포스는 신발 전문 인터넷 쇼핑몰 업체로, 빠른 무료배송과 무료반품을 앞세워 지난해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아마존은 지난해 이 업체를 12억 달러에 인수했다.
국내 진출을 먼저 준비한 것은 자포스다. 특히 자포스는 그루폰의 지분을 갖고 있어서 자포스 진출과 함께 그루폰의 한국 상륙 작업도 병행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그루폰과 자포스의 국내 진출을 위해 독일의 로켓인터넷 직원들이 국내에 상주해 작업을 진행했으나 연평도 포격 사건 직후 며칠 사이에 모두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유통사이트를 운영하는 로켓인터넷은 자포스 지분을 갖고 있어 자포스와 그루폰의 해외 진출 작업을 전담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업체들이 안보 리스크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일시적 상황이라는 점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관계자는"국내 진출 경험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코리아 리스크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만 다른 외국 기업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방한 출장조차 꺼려하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온라인 유통업체인 자포스와 그루폰의 국내 진출 중단은 아쉬운 점이 많다. 고용 증대는 물론 국내 업체 제품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 소비자들이 각종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놓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포스와 그루폰이 국내에 진출했다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여러 긍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당장 유통 시장에 긴장을 불어넣어 서비스 개선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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