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서 '축구 한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2011년 3명의 한국인 지도자가 중국 슈퍼리그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박성화 다롄 스더 감독, 이장수 광저우 헝다 감독, 김학범 허난 젠예 감독이 '축구 한류 2탄'을 준비하고 있다. 2011년 3명은 1998년 4명의 한국인 지도자가 중국리그 사령탑으로 활동한 후 최다다. 또 박항서 전 전남 감독까지 칭다오 피지우 사령탑 물망에 올라있다.
'축구 한류 2탄'의 최대 관심사는 성적이다. 98년 차범근 선전 핑안 감독, 박종환 우한 홍진룽 감독, 김정남 산둥 루넝 감독, 최은택 옌벤 아오둥 감독이 주를 이룬 '축구 한류 1탄'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최은택 감독은 중국 유일의 한민족 축구팀인 옌벤을 97년 리그 4위까지 끌어올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98년에는 14개 팀 중 11위로 마감했다.
박종환 감독의 우한이 8위로 가장 성적이 좋았고, 김정남 감독의 산둥은 9위, 차범근 감독의 선전은 12위에 머물렀다. 중국의 한 관계자는 "최은택 감독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데다 아시아 최강 한국의 기술력을 전수 받기 위해 한국인 사령탑 붐이 98년에 일었다. 그러나 막상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한국인 사령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싹튼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축구 한류 1탄'과 달리 '축구 한류 2탄'은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하고 있다. 올해부터 다롄의 지휘봉을 잡은 박성화 감독은 강등권 위기의 팀을 6위까지 끌어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또 이장수 감독은 2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 광저우 헝다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키는 신화를 연출했다.
이장수 감독은 2000년에도 2부 리그 소속이었던 충칭 리판을 이끌고 FA컵 우승컵까지 차지한 바 있다. '학범슨'이라고 불리는 학구파 김학범 감독도 K리그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어 '돌풍'을 기대케 만들고 있다. 박성화 감독은 "올해는 마지막 3경기에서의 결과가 좋지 못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쳤지만 내년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목표로 삼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이장수 감독과 박성화 감독 등이 준수한 성적을 내자 중국 슈퍼리그에선 한국인 사령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인 지도자들도 프로 시스템이 잘 갖춰졌고, 선수 자원이 풍부한 중국축구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박성화 감독은 "중국 팀에는 15세 이하, 20세 이하 팀 등 프로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시스템 부분을 활용할 수 있는 행정적인 절차 등이 매끄럽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점점 발전하고 있다"며 "특히 잠재력 측면에서는 오히려 한국 선수들보다 빼어난 자원들이 많다. 선수 육성과 기술 전수 등은 한국인 지도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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