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 7월과 11월 두 차례 인상된 연 2.50%로 한 해를 마감했다.
금통위는 9일 정례회의에서 6명의 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김중수 총재가 ‘느린 속도로 정상화할 것’이라는 의도를 시장에 전달한 만큼 이번 달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 확실시돼 왔다.
금통위는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유럽의 재정위기 등 대내외 불안요인을 들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은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이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등 지정학적 위험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는 유로지역 재정문제와 함께 “지정학적 위험 등이 성장의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내년 기준금리 전망에 쏠렸다. 김중수 총재는 “11월 산업생산과 건설 및 설비투자가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최근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광공업 생산과 경기 선행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기저효과 같은 ‘기술적 요인’ 탓”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를 여전히 상승세로 진단함으로써, 내년에도 기준금리 정상화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암시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금통위가 가파른 인상보다는 올해 하반기처럼 분기에 한 차례씩 올리는 정도의 매우 점진적인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 중 기준금리는 3.25% 전후까지 오를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 국내 경기상승폭 둔화, 3%대 초중반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1분기 중반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조금 들썩이는 모습이지만, 단기간에 급등하지만 않는다면 기준금리는 내년 2분기부터 분기마다 0.25%포인트씩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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