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에 대한 노벨평화상 시상식을 하루 앞둔 9일 중국에서 노르웨이 NRK 방송 등 해외 주요 방송 웹사이트에 대한 접근이 차단됐다.
독일 dpa통신은 이날 NRK 방송의 발표를 인용해 이 같이 전하면서 "NRK 웹사이트 차단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대한 중국의 분노표시"라고 보도했다. NRK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영국 BBC와 미국 CNN 방송의 웹사이트도 접근이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 네티즌들이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을 웹사이트를 통해 시청하거나 관련 소식을 접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지난 10월에도 일시적으로 CNN과 BBC, 프랑스 위성채널 TV5 등의 관련 보도가 차단된 바 있다.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고 있는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도 중국 대표단은 노르웨이 대표단과의 만남을 거부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또 중국은 이날 노벨평화상에 대항하는 평화상 새로 급조해 그 첫 시상식을 가졌다. '공자(孔子)평화상'으로 명명된 이 상의 선정위원회는 베이징에서 롄잔(連戰) 전 대만 부총통을 1회 수상자로 발표하고 시상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선정위는 "평화에 대한 중국인의 관점을 반영할 수 있는 상이 필요해 이 상을 제정했다"며 롄 전 부총통은 양안 평화 증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롄 전 부총통 측은 수상자 선정과 관련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으며 실제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시상식에서는 중국 소녀가 대신 상과 상금 10만위안(약 1,700만원)을 받았다. 이 소녀가 롄 전 부총통과 어떤 관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선정위는 공자평화상 제정이 류사오보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관영 매체가 3주 전 중국판 대안 노벨상을 제안한 점으로 미뤄 노벨평화상에 대응하기 위해 급하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선정위는 공식적인 정부 기구가 아니지만 중국 문화부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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