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육탄전까지 불사하며 내년도 예산안과 쟁점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일부 의원들의 움직임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박 전 대표가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 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기권하거나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8일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 불참했다. 본회의장 앞까지 왔으나 여야의 격렬한 대치가 전개되자 발길을 돌린 것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국회 본청까지 들어왔지만 (몸싸움 때문에) 본회의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심한 몸싸움이 벌어진 지난해 예산안 강행처리 때는 본회의에 참석했었다. 세종시법 처리 때는 직접 반대토론에 나서는 등 민감한 법안 표결도 피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 지도부의 무리한 강행 처리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역시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된 UAE 파병 동의안 표결에서는 친박계 일부 의원들의 이탈표가 눈길을 끌었다. 이성헌 의원이 당내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유승민 이혜훈 의원도 기권표를 던졌다. 이혜훈 의원은 “파병에 대한 충분한 토론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며 기권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박 전 대표의 표결 불참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침묵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적극적 찬성으로 드러났다”며“박 전 대표는 4대강 예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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