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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 환자 국내 첫 발생/ 항생제 오남용이 원인…감염질환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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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 환자 국내 첫 발생/ 항생제 오남용이 원인…감염질환 유발

입력
2010.12.0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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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로도 사실상 치료가 힘든 다제내성균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우리나라도 슈퍼박테리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드러났다. 슈퍼박테리아 발생은 항생제 오남용으로 기인한다는 점에서 항생제 사용에 대한 국내 의료계의 각성이 요구된다.

이번에 발견된 ‘뉴델리 메탈로 베타 락타메이즈-1’(NDM-1) 효소를 가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은 요로감염, 폐렴, 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 질환을 일으켜 심하면 환자가 기존 질환과 무관하게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NDM-1 CRE 감염의 가장 큰 문제는 항생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과거 중환자실에서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를 써 왔는데 이에 내성을 지닌 균주가 새로 등장하자 의료계는 더욱 강력한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카바페넴 마저 약효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중증 환자 몸의 고름을 없애기 위해 카바페넴 항생제를 투입했는데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다.

현재 NDM-1 CRE를 죽일 만한 항생제가 없는 건 아니다. 4세대 항생제로 불리는 티게사이클린과 과거 사용이 중지된 콜리스틴이 있다. 하지만 두 항생제 모두 중증환자에게 제대로 된 안전판 역할을 하긴 어렵다. 콜리스틴은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부작용이 심해 투여하기 어렵고, 티게사이클린은 세균이 내성을 갖기 쉬운 구조로 돼 있어 마구 투입하기 힘들다. 김의종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치료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두 항생제의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환자가 증가할 경우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다제내성균이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2008년 인도에서 첫 발견된 NDM-1 CRE는 파키스탄 영국 미국 캐나다 벨기에 홍콩 등으로 퍼지다가 올해 9, 10월 일본과 중국에서 감염 환자가 발견됐다. 현재까지 벨기에에서 한 명이 사망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360여명의 환자가 확인된 상태다.

이처럼 감염환자가 확산되는 주 원인은 무분별한 항생제 오남용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부터 항생제를 남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는 결국 내성균의 탄생을 부채질한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감염자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일반인의 경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의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상인은 다제내성균이 침입하더라도 자체 면역체계에서 치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영선 질병관리본부 병원내성과장은 “일반인은 감염될 확률이 매우 희박하며,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균이 없어질 수 있다”며 청결한 위생 관리를 당부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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