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다제내성균(多劑耐性菌ㆍ일명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돼 보건당국이 정밀 역학 조사에 나섰다. ★관련기사 6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환자 두 명에게서 ‘뉴델리 메탈로 베타 락타메이즈-1’(NDM-1) 효소를 가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이 검출됐다고 9일 밝혔다. 2008년 인도 뉴델리에서 최초로 발견된 NDM-1 CRE는 강력한 치료제인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로도 죽지 않으며, 현존하는 두 개 항생제(티게사이클린ㆍ콜리스틴) 외에는 치료제가 없는 초강력 박테리아다.
이번에 발견된 감염 환자 두 명 중 한 명은 올해 10월 초 해당 병원에 입원한 50대 남성으로, 간질성 폐질환을 오래 앓으면서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다른 감염자인 70대 여성환자는 6월 초 입원해 당뇨와 화농성척추염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두 환자는 이후 검사에서 슈퍼박테리아 균주가 발견되지 않아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본래의 질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현재 중환자실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아울러 같은 병원에서 두 명의 의심 환자가 추가로 발견돼 현재 최종 확인작업이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감염 경로와 관련, 환자 모두 최근 해외여행을 한 적 없이 장기간 입원했었기 때문에 외부 경로를 통해 병원 내부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 현재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복지부는 아울러 44개 주요 종합병원에 대해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병율 복지부 질병정책관은 “NDM-1 CRE의 경우 주로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환자가 감염되는데, 감염이 되더라도 치료가 가능한 항생제가 있다”며 “일반인은 일상생활에서 감염될 개연성이 매우 희박하고, 특히 손발을 청결하게 유지하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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