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지상파 방송3사가 크고 작은 개편을 통해 일제히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4회 분량을 소화했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총 6개의 새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은 SBS의 '밤이면 밤마다'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최고 시청률 11.3%, AGB닐슨) 을 기록했다. 두 명의 스타가 청문회에 나와 자신에 대한 선입견을 얼마나 잘 반박했는지 대결하는 형식으로, 포맷은 색다르지만 내용은 결국 연예인의 사생활을 끄집어내는 기존의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MBC '무릎팍도사'에서 의뢰인과 관련된 민감한 루머나 고민을 직설적으로 파헤치는 내용과는 상당히 비슷하다.
케이블 채널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의 성공 이후,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방송된 MBC '위대한 탄생'은 지난 3일 9.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을 떠나서 시청자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슈퍼스타K 2'와 차별점으로 내세웠던 글로벌 오디션의 첫 방송분에서 실력을 검증 받는 무대라기보다는 장기자랑에 가까운 무대들이 이어졌기 때문.
시청률 면에서 가장 호조를 보이는 두 프로그램에서 드러나듯이 이번 개편을 통해서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새로움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아이돌 예능을 답습한 KBS '백점만점' MBC '우리결혼했어요'와 닮은꼴인 MBC '여우의 집사' 등은 4%대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요즘 예능은 일부 프로그램의 포맷이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포맷을 들고나오긴 힘들다"며 "하지만 기존의 포맷을 변형하거나 재조합 했으면 좀 더 강한 콘텐츠와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간을 두고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비로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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