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를 비롯, 수많은 정치인을 배출한 케네디가(家)의 의원 명맥이 끊어지게 됐다.
8일 미 언론에 따르면 현재 정계에 남은 케네디가의 인물은 지난 해 8월 뇌종양으로 숨진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아들 패트릭(43) 하원의원이 유일한데, 이번 임기를 끝으로 은퇴한다. 그는 21세에 의원이 돼 40대에 8선의 중견의원으로 성장했으나, 올 2월 연임포기를 선언했다. 미혼이기도 한 패트릭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도 마약중독자 등을 위한 사회봉사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1월 3일 시작되는 112대 미 의회와 행정부에서 케네디가 사람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케네디가는 존 F. 케네디가 1946년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이후 64년 간 대통령 1명, 상원의원 3명, 하원의원 4명, 각료 1명을 배출했다. 상하원 의원 재직기간만 93년으로, 각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존 애덤스와 조지 H.W. 부시 가문의 의회 재직기간(17년, 14년)보다 월등이 앞선다.
화려한 명성 뒤에는 비운의 가문이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형 로버트 케네디는 암살당했고, 맏형 조지프 케네디 2세는 폭격기 조종사로 2차대전에 참전했다 전사했다.
하지만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를 가문의 덕목으로 삼아온 케네디 가문이 미국 정치사에서 완전히 퇴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당장 고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부인 비키(56) 여사와 그의 아들 에드워드 케네디 2세(49)가 2012년 총선에서 연방상원의원에 도전할 전망이다. 로버트 케네디의 장남으로 하원의원을 6차례 지낸 조(58)와 그의 아들 조지프 케네디3세(30)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 크리스(47)는 현재 일리노이-시카고 캠퍼스(UIC) 이사회 회장을 지내고 있어, 정계 진출의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케네디 전 대통령의 유일한 생존 혈육인 딸 캐롤라인(53)도 2009년 민주당 뉴욕 상원의원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어 재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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