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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자궁경부암 어른 전유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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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자궁경부암 어른 전유물 아니다

입력
2010.12.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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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15세 청소년의 임신을 다룬 ‘제니, 주노’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당시에 많은 사람이 ‘설마’하며, 극히 소수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10대의 이른 성관계는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이 성관계를 처음 시작한 시기가 14.8세라고 한다. 14.8세면 중학교 2학년. 짐작은 했지만 놀라운 일이다.

이처럼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한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는 사회 문제를 떠나 아이의 건강에도 적신호이다. 몸이 완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지면 아니라 청소년의 자궁과 생식기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생식기는 면역력이 약해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대항할 힘이 부족해 이 시기에 성관계를 시작하면 각종 성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에 걸리게 하고, 남녀 모두에게서 는 생식기사마귀를 일으키기도 한다. HPV는 감염이 돼도 대부분 자연히 없어지지만 고위험형에 감염되면 이형성증으로 악화하고, 결국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있게 된다.

생식기사마귀의 경우, 아프고 재발이 쉬워 이미 많은 남성과 여성에게 말 못할 골칫덩이 질병이 되고 있다. 이 밖에 HPV는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음경암, 구강암 등 다양한 생식기 질환을 일으켜 청소년의 생식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다행히 HPV의 경우, 예방백신이 개발돼 있어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암 예방차원에서 백신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 발생의 70%를 차지하는 HPV 16형과 18형을 완벽히 차단한다. 또한, 자궁경부암 발병의 20%를 차지하는 추가적인 10가지 HPV유형의 감염도 예방하는 효과가 상당히 있다. 예방백신은 예방 유형에 따라 4가백신과 2가백신 2가지가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 4가백신은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질암, 외음부암, 생식기사마귀(곤지름)까지 막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9~15세 남성과 9~26세 여성이 접종할 수 있다. 최근 미국소아과아카데미에서는 자궁경부암 4가백신의 경우 생식기사마귀도 예방할 수 있으니 9~18세 남자 아이도 접종하는 게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청소년의 이른 성관계가 ‘우리아이와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여기며 안심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성관계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현실에서 그냥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적절한 성교육과 관심, 그리고 아이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백신 접종이 바람직하다.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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