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윗몸 일으키기 장면을 찍을 땐 내가 여자여도 두근두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드라마 캐릭터를 꼽자면 단연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의 김주원일 것. 자신이 돈 많고 능력도 좋다며 대놓고 자랑하지만, 재수없다는 느낌보다는 귀엽다는 느낌이 드는 캐릭터다. 8일 오후, 이 드라마의 촬영 장소인 경기 여주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주원을 연기하는 현빈은 여자가 봤을 때 가장 가슴 설???듯한 장면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잠시 고민하더니, 이 드라마 3회에서 길라임(하지원)과 짝을 이뤄 윗몸 일으키기를 하면서 몸을 일으킬 때마다 한마디씩 사랑 고백을 건넨 장면을 떠올렸다.
이 드라마 6~8회는 열혈 스턴트우먼 길라임과 까도남(까칠한 도시남자) 김주원의 몸이 우연히 바뀌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처음 대본을 보고 (몸이 바뀐다는 설정을 통해) 제가 안 해봤던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그는 “하지만 막상 라임이를 연기해 보니 갈수록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여성의 영혼을 가진 남자를 얼마나 잘 표현했다고 생각할까. 그는 “계산착오도 있었고,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다”며 “라임의 본 모습을 보여주면 또 다른 한 남자로 비쳐질 것 같아서 최대한 여성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혼이 바뀐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사촌이자 한류스타 가수인 오스카(윤상현)와의 뽀뽀신을 골랐다. “기억이 안 날수 없죠.(웃음) 감정이 들어간 키스신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오히려 상대 배우가 남자다 보니 부담은 덜했던 것 같아요.”
서로 몸이 바뀌는 현빈과 하지원은 상대방의 말투나 표정 등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서 서로에 대한 관찰도 유심히 해야 했다. 현빈은 “제가 말할 때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습관이 있는데, 하지원씨가 그것까지 표현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말투의 경우는 서로 대사를 읽어주면서 억양이나 어미처리 등을 익혔는데, 9회에서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고 나니 “다시 주원이로 돌아왔는데도 계속 라임이 말투로 대사를 해서 NG가 난 적도 있다”고 했다.
포스트 장동건으로 통하는 외모에, 이번 드라마에선 캐릭터도 매력적이어서 그의 인기는 상종가다. 하지만 어떻게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는 그는 의외로 책임감을 얘기했다.
“동료 배우 한 분이 시청률이 50% 가까이 나왔던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식이를 연기할 때보다 지금이 더 인기가 좋다고 해서 의아했어요. 근데 삼식이 때는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갑자기 인기를 얻은 거고, 지금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상태에서 사랑 받고 있는 거잖아요. 희한하게 책임감 같은 게 들었어요.”
현빈은 이번 드라마를 마치고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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