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에서 10일 열리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이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시상식 자체를 봉쇄하려는 중국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계기로 사이가 벌어지고 있는 양국 관계가 더욱 급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중국의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ㆍ55)의 시상식 참석을 막은 데 이어 각국에 대해서도 불참을 노골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친 정부단체는 노벨상에 견줄 국제상 제정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류샤오보는 지난해 12월 내란죄 등의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19개국이 불참을 통보했고, 한국 미국을 포함한 44개국은 참석의사를 밝혔다.
프랭크 울프 미 공화당 하원의원 등 공화ㆍ민주 양당 의원들은 7일 류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정부의 인권ㆍ언론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울프 의원은 “중국은 나치 독일과 구 소련, 미얀마의 군정과 같은 대열에 들어섰다”며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시상식 참석은 “미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라며 환영했다. 내년 하원 외교위원장이 유력한 공화당 일리아나 로스 레티넌 의원도 “중국은 ‘뒤틀린 정치체제’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류와 그의 아내를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류의 아내는 가택연금 중이다. 기자회견에는 국제사면위원회, 휴먼라이츠워치, 국경없는 기자회 등 인권단체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 하원에서는 류의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상정됐다. 결의안은 중국정부에 “언론 검열과 인터넷 통제, 류에 대한 모략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결의안을 발의한 크리스 스미스 의원은 “내년 1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할 때 인권탄압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에 참석하려는 민주인사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잇단 출국정지 조치도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인사이자 경제학자인 마오위스 (茅于軾·81)와 건축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53)는 베이징 공항에서 출국을 저지당했더ㅏ.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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