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본의 자존심 소니가 게임으로 격돌한다. 양 사 모두 단순 게임 콘텐츠 개발이 아닌 여러 전자제품과 게임을 접목시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라,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펼 전망이다. 그 중심에 스마트폰과 TV가 있다.
PSP폰 vs 윈도폰7, 게임폰으로 격돌
7일 업계에 따르면 MS와 소니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게임 스마트폰과 동작 인식 게임기를 내놓고 본격적인 게임 대결을 펼친다. 먼저 주목되는 제품은 소니에릭슨이 내년 1분기에 국내ㆍ외에 출시 예정인 PSP폰이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에서 개발한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이 내장된 스마트폰으로, 슬라이드폰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면을 위로 밀어 올리면 게임기의 십자형태 조종키가 나타나며 이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PSP폰용 게임은 소니의 온라인 게임 포털인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에 접속, 전송받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소니 관계자는 "PSP폰은 내년 2월쯤 소니에릭슨을 통해 해외에 우선 선보이고 국내에도 들여올 것"이라며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은 흉내내기 힘든 강력한 전략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윈도폰7 운용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등에서 내놓는 윈도폰7에는 MS의 게임포털 엑스박스라이브 연결기능이 있다. 이를 실행하면 엑스박스라이브에서 각종 게임을 전송받아 실행할 수 있고, MS가 만든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360과 연동해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MS는 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가정용 게임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국내 출시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동작인식 게임전쟁, 키넥트와 무브
양 사의 격돌은 동작 인식 게임에서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동작인식 게임장치인 MS의 키넥트, 소니의 무브는 각각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360(MS)과 플레이스테이션3(PS3ㆍ소니)에 장착하면 TV 화면에 나오는 게임이 사람의 동작이나 얼굴 표정, 음성 등을 인식한다. 닌텐도의 '위'처럼 온 몸을 움직이는 체감형 게임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MS의 키넥트와 소니 무브의 성적표는 수치상 소니가 앞서지만 출시 시기를 감안하면 박빙이다. 9월15일 한국에서 제일 먼저 발매된 소니 무브는 11월말까지 전세계적으로 410만대가 팔렸다. 지난달 4일 나온 MS 키넥트는 한 달 동안 전세계에서 250만대가 판매됐다.
이처럼 양 사가 게임에 집중하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게임 시장이 영화(지난해 세계 시장 850억달러)를 능가하는 대형 콘텐츠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0 게임백서'에 따르면 세계 게임시장은 지난해 1,173억 달러(132조원)에서 2012년 1,441억 달러(163조)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MS와 소니가 집중하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이른다. 특히 MS와 소니는 다양한 기기간 융합이 급속도로 진행되며 TV, 휴대폰, PC, 게임기 등 각종 기기의 판매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관계자는 "게임이 다양한 기기에 접목되는 융합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아이들의 전유물에서 가족이 함께 즐기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며 "여기에 사회관계서비스(SNS) 기능까지 지원할 경우 향후 IT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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