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가 C&그룹 수사 과정에서 임병석 그룹회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상대로 구명 로비를 벌였는지 조사했던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도 이날 "청와대 이창화 행정관이 박 전 대표를 사찰한 정황이 있다"고 폭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C&그룹 비자금 조성 및 로비의혹을 수사해온 대검 중수부는 지난 10월21일 C&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지 3,4일 뒤, 임 회장의 측근인 C씨를 소환해 2008년 전후로 임 회장이 박 전 대표를 만난 사실이 있는지 조사했다. C씨는 임 회장의 로비 장소로 지목된 서울 강남구 일식집 '다다래'를 개업한 뒤 초기 운영을 맡았던 인물이다. 2008년 전후는 임 회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때로, 검찰은 이 사건 내사 단계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씨는 "박 전 대표가 2004년 미니홈피 100만1번째 방문자와 데이트를 하는 행사를 C&그룹이 소유한 한강유람선에서 가졌는데 당시 회사측 인사들과 함께 인사한 기억은 있었지만, 그 뒤 다다래에서 임 회장과 만난 사실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관련 사실을 조사한 시점이 C&그룹 수사착수 직후라는 점에서 내사단계에서 이미 박 전 대표를 핵심 수사대상으로 지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검 관계자는 "C씨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물어보다가 나왔던 얘기로 제대로 조사하려 했으면 그런 식으로 물어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이석현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008년 당시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밑에 있었던 이 행정관이 박 전 대표를 사찰했다고 한다"며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임 회장 누나가 운영하는 다다래에서 식사한 것이 사찰의 과녁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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