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가전 제품들에 짝짓기 바람이 거세다. 본래의 성능에 기능을 추가한 복합형 생활가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 독특한 실내 인테리어 분위기까지 연출할 수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융복합화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 주자는 가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결합한 에어워셔다. 기존에 출시됐던 가습기와 공기청정기가 인공필터를 사용한 반면 에어워셔는 물을 원료로 자연 기화 방식을 채택, 상쾌한 실내 공기를 유지시켜 준다. 위니아만도와 수입 업체들이 주로 진출했던 국내 에어워셔 시장에는 최근에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웅진코웨이 등 국내 대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다. 2007년 자체 기술로 국내 에어워셔 시장에 진출한 위니아만도는 올해 11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고, 후발 주자로 나선 LG전자도 신제품 출시 두 달 만에 2만대를 팔며 추격전에 나섰다.
전자레인지에 오븐 기능을 입힌 복합오븐 시장도 성장세다. 지난해 10만대 후반대에 머물렀던 국내 복합오븐 시장 규모는 올 들어 23만대까지 확대됐다. 100여가지의 다양한 실생활 요리를 한 번에 만들어주는 자동 메뉴 기능은 편의성을 높여준다. 최근 들어서는 오븐 안에 냄새는 물론 얼룩과 물때까지 제거, 세균 번식을 막아주는 위생 기능까지 첨가됐다.
청소기도 예외는 아니다. 진공 청소와 스팀 청소가 동시에 가능한 스팀 청소기가 주력 제품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출시되고 있는 스팀 청소기의 경우, 과거 과다한 스팀 발생과 함께 바닥에 남은 축축한 물기로 세균 번식의 우려가 컸다는 지적에 따라서 최적의 스팀 분사 기능으로 쾌적한 실내를 유지시켜 준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최대 불만이던 본체 무게도 1㎏대 초반으로 줄여 이동성을 높였다.
TV와 컴퓨터(PC)에서도 융복합을 가미한 슬림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의 대중화와 더불어 부각된 인터넷TV(IPTV)는 최근 인터넷 데이터 신호를 영상 화면으로 전환해주는 셋톱박스를 아예 TV 본체 안에 내장, 출시되고 있다. 이 제품은 셋톱박스 설치 공간과 복잡한 연결선을 없앤 덕분에 TV 주변을 깔끔하게 꾸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PC 업계에서도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처음부터 본체를 모니터에 포함시켜 나오는 제품들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첨단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앞으로 출시될 전자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여러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 가전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가사 노동을 줄이려는 라이프 스타일도 멀티 가전 제품 출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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