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대만의 부속 섬인 진먼다오(金門島)에 건설된 지하요새를 모방해 서해 5도를 비롯한 서북도서의 주민과 군사기지를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 관계자는 7일 "합동참모본부 방위사업청 해병대사령부 해군으로 구성된 시찰단이 이달 20일께 진먼다오의 지하요새를 시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찰 계획은 진먼다오에 건설된 지하요새를 서북도서의 보호 시설 구축에 참고하기 위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서해 5도를 군사적으로 요새화하는 방안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라"고 말했다.
진먼다오는 타이완 섬에서는 190㎞나 떨어져 있지만 중국 본토와의 거리는 1.8㎞에 불과하다. 한국 육지와는 멀리 떨어져 있고 북한 진지와는 불과 10~15㎞ 떨어진 서해 5도의 조건과 흡사하다. 대만은 동서 20㎞, 남북 5~10㎞인 진먼다오 전체를 지하 2층 구조로 그물망처럼 연결해 요새화했다. 폭 1m, 높이 2m의 지하통로로 이어진 민간 대피소들이 12곳이나 건설돼 있으며, 긴급 구호장비와 비상식량 등을 갖추고 있다. 갱도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각 대피소를 연결하면 길이가 10㎞에 달하며, 차량 2대가 교차 통행이 가능하다.
진먼다오 지하에는 4만여명의 주민 전체가 대피해 생활할 수 있는 모든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화생방 방어시설과 지하 비행장 등도 마련돼 있다. 1961년부터 5년 동안 구축한 남서 방면 수로의 길이는 101m, 남동 방면 수로는 790m에 이른다. 58년 마오쩌둥(毛澤東)의 인민해방군이 44일간 포탄 47만발을 퍼부었지만 완강하게 버텨냈으며, 이후 지하요새 구축 작업을 시작해 92년까지 공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서해 5도를 요새화할 경우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데다 서북도서가 분쟁 지역으로 부각되면서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실제 요새화 작업이 이뤄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