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의미에 더 무게를 둔 자선 공연이에요. 2008년 어렵사리 임신한 아이가 장애아일 확률이 높다 했는데 정상아를 낳고 보니 감사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죠. 그 심정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프 주자 곽정(38)씨의 올해 송년 음악회 ‘Sharing Love’는 음악적 진보의 의미가 크다.
“희망, 꿈을 노래한 선율음악을 보다 대중친화적으로 접근하죠.”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박상현)가 협연을 통해 귀에 익은 선율을 살려낸다. “하프 5대, 오케스트라, 플루트, 색소폰 등이 협연하는 2부의 ‘Heal The World’는 이번이 초연입니다. 고급 악기로 오해받고 있는 하프가 마이클 잭슨 등의 곡을 통해 만인의 연인으로 거듭나는 자리이길 바래요.”
2008년 이래 곽씨가 열어온 한사랑장애영아원의 원아 수술비 마련 콘서트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가부키 증후군, 양측성감각신경성 난청,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근육긴장 이완증 등 이름조차 생소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사랑 나누기의 자리다. 그러나 곽씨 자신에게는 2000년 이후 하프의 발전을 위해 기울여오고 있는 음악적 노력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최근 홍콩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 하프 페스티벌에 참석했던 그는 하나의 기록을 수립했다. 125대의 하프로 이뤄진 아시아 최초의 하프 앙상블이 들려준 가브리엘 페네르메의 ‘하프 콘체르토’를 개막 연주로, 중국의 국민 가요 ‘진주’와 크리스마스 캐럴 등을 폐막 연주로 들려준 것이다. “저의 지휘 데뷔 무대였어요.”
하프가 아직 특수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때인 26년 전 나이 열두 살 때, 클래식 애호가인 외할머니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본격 무대의 길이 열린 것은 1997년 첫 내한한 주빈 메타가 그를 오디션, 국내 관객 앞에서 칼 라이네케의 ‘하프 콘체르토’를 협연했던 일이다.
2002년 하프 연주단 하피데이를 만들고, 2003년 하프 전문 교육기관 하피스쿨을 만들어 제자를 기르던 그는 2008년에는 ‘아시아나 하프 페스티벌’을 창설했다. “아시아의 하프 붐을 일으키기 위해 한국, 홍콩, 일본, 중국,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지아, 미국 등지의 젊은 하프 주자들을 규합했어요.” 2012년 이 대회의 개최국은 한국이다. 개최지로 결정된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타악기와의 협연 등 새 시도의 무대를 선사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6집 ‘더 베스트’(워너뮤직)도 발표했다. 송년 음악회는 26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780-5054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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