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明)ㆍ청(淸) 시대에 수많은 화파를 형성하며 융성했던 중국 회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7일 개막, 내년 1월30일까지 여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명청 회화’ 특별전은 조선의 회화에도 영향을 미친 명ㆍ청 회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국내 소장품만으로 구성된 최초의 명청회화전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전은 주로 대한제국 제실박물관 시기부터 최근까지 중앙박물관이 구입하거나 기증받은 작품들로 구성됐다. 전시된 50건 104점의 작품 가운데 미공개 작품이 37건 86점이며, 외부기관에서 대여받은 것이 9점이다.
전시에서는 명ㆍ청 회화의 가장 중심이 되는 화파에 속한 화가들의 그림들을 볼 수 있다. 명대의 회화는 ‘궁정회화’ ‘직업화가와 절파(浙派)’ ‘문인화가와 오파(吳派)’ ‘동기창(董其昌)과 남북종론(南北宗論)’ 등 4가지 소주제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궁정회화는 절강성(浙江省), 복건성(福建省) 출신으로 궁정에서 활약한 화가들의 작품이며, 절파는 궁정에서 활동하다 고향인 절강성으로 돌아가 작품활동을 한 대진(戴進)을 창시자로 하는 직업화가들이다. 오파는 명대 중기에 경제와 문화가 발달한 소주(蘇州)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한 문인들로 시서화(詩書畵)에 두루 능했다. 동기창은 명말 중국의 산수화를 남종화와 북종화로 나누고 남종화를 문인산수화의 정통이라고 정리한 인물이다.
이렇게 명대에 속한 작품들로는 대진의 ‘산수(山水)’, 임량(林良)의 ‘겨울 숲 속 두 마리 매(寒林雙應圖)’, 여기(呂紀)의 ‘눈 속의 꽃과 새(雪景花鳥圖)’, 오위의 ‘악기를 연주하다(奏樂圖)’, 동기창의 ‘산수(山水)’ 등을 볼 수 있다.
청대의 회화는 ‘정통화파’ ‘개성화파’ ‘양주(揚州)화파’ ‘해상(海上)화파’ 등 4개 소주제로 나뉘었다. 청대 초기에는 동기창의 이론과 화법을 계승한 이들이 정통파로서 활약했고, 명의 멸망과 만주족의 지배를 견디지 못하고 불교에 귀의한 석도(石濤) 등 4명의 승려 화가가 복잡한 내면세계를 개성있게 표현해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양주화파는 소금 전매로 청대 중기에 번영한 양주를 중심으로 예술적 개성이 넘치는 화풍을 이루었고, 해상화파는 청말 신흥 산업도시로 성장한 상해를 중심으로 활약한 화가들이다.
이 시기의 작품들로는 마원어(馬元馭)의 ‘꽃과 새(花鳥圖)’, 여집(余集)의 ‘정원에 앉아 책을 보는 여인(仕女圖)’, 전두(錢杜)의 ‘소나무와 계곡으로 돌아가다’, 석도의 ‘산수(山水)’ 등이 있다.
한국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그림을 따로 모은 코너도 마련됐다. 중국의 여러 화파 가운데 특히 명대 초기 절파의 그림들이 조선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청의 화가 맹영광(孟永光)처럼 조선에 와서 활약한 화가들과 동기창, 주지번(朱之蕃) 등 조선에 널리 알려졌던 화가들의 그림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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