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비밀전문을 폭로해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39)가 7일(현지시간) 영국 경찰에 자진출두 후 체포됐다.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수배를 받아온 어산지는 앞서 변호사를 통해 이날 경찰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 스위스 계좌 등 자금줄이 막히고 고국인 호주에서도 불법여부 조사에 나서는 등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나온 '최후의 선택'이다.
성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어산지는 영국 경찰에 스웨덴 검찰로 자신을 넘기지 말 것을 요청하고 보석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공은 스웨덴으로 송환할지 보석으로 석방할지를 결정할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정으로 넘어갔다. 보석 허가에는 6명의 보증인과 10만~20만파운드의 보증금이 필요한데, 어산지 변호인은 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법원은 1차 공판에서는 보석허가 여부만 결정하고 어산지가 스웨덴으로의 송환을 거부할 경우 추후 공판을 열어 송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어산지 측과 영국 경찰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어산지가 스웨덴 송환 후 간첩죄 적용을 받아 미국으로 다시 송환될 가능성도 있다. 어산지 측은 "미국으로 넘어갈 경우 공정한 재판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궁지에 몰릴 경우 '최후의심판 파일(doomsday files)'의 암호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도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에 타격을 입힐 엄청난 내용이 들어있다고 밝힌 이 파일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세계 언론과 지지자 등에 미리 배포됐다.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이날 "어산지의 체포는 언론자유를 공격하는 것이며, 그의 체포에도 불구하고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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