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효수 영남대 총장
영남대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이효수(사진) 총장이 취임한 지 불과 1년 10개월만에 1,400억원이 넘는 국비 등 외부자금 유치, 졸업생 취업자수 전국1위, 우수학생 전년대비 51% 증가, 국제화수준에서도 외국유학생 1,300명, 세계명문 자매대학수 40개 증가 등 모든 성과가 놀라울 따름이다. 동문들의 위상도 막강하다. 18대 국회의원 18명, 지방자치단체장 16명, 공기업 CEO 및 대학총장 17명, 고위 공직자 전국 6위, 코스닥 CEO 전국 6위 지방 1위, 재계 CEO 및 중견 기업인 6,000여 명을 배출하는 등 담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영남대는 이제 더 이상 지방 명문대학이 아니라 분명 세계수준을 향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20여년 세월 주인 없던 대학이 정이사체제로 안정화 궤도에 오른데다, 이 총장이 21세기 새로운 대학패러다임으로서 세계화와 지역화를 동시에 추구하는‘글로컬 이니셔티브’(Glocal Initiative)를 선언, 인성과 창의성 진취성을 겸비한 ‘Y형 인재’ 육성에 발 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마켓에서는 지방대학과 수도권대학을 나누는 이분법은 무의미하다”는 이 총장은 330만㎡ 규모의 캠퍼스 수장답게 세계수준의 거점대학을 목표로 뛰고 있다. 총장 인터뷰는 지난달 30일 그의 집무실에서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_글로컬 이니셔티브, 조금 낯선 단어다. 어떤 의미인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비전의 대학 패러다임이다. 지금 대학은 단순 지식전달 기능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지식 생산의 허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국 샌디애고가 세계적 생명공학기술(BT) 클러스터가 된 것은 UC샌디애고라는 대학 때문에 가능했고, 실리콘 밸리도 마찬가지다. 영남대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지식산업을 일으키는데 기여하는 등 세계화 지식기반화를 선도하는 세계수준의 명문대학이 되겠다는 것이다.”
_이를 위해 3대 융복합분야 특성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정통 학문을 깊이 파는 데에만 주력하여 왔다. 그 탓에 학과, 교수간 벽이 높다. 이런 연구풍토로는 미래가 없다. 융ㆍ복합연구를 해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영남대는 민족과 인류의 미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3대 융·복합연구분야에서 프론티어를 찾아 특화 할 것이다. 바로 그린에너지와 에너지 절약기술, 에너지 소비절감 등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녹색기술혁신 GIFT 플랜’과 다문화, 공공디자인 등을 연구하는 ‘문화가치창조 CVC 플랜’,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의ㆍ생명 H2O 플랜’ 등 3대 융복합분야를 특성화하자는 것이다.”
_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2000년 상대 학장 시절 ‘차이나 비즈니스 연합전공’을 국내 처음으로 개설했다. 경제와 경영, 국제통상, 중어중문학을 하나로 통합한 융복합 연구와 강의를 통해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였다. 올해는 물리학과와 기계공학부, 신소재공학부, 디스플레이화학공학부를 묶어 ‘그린에너지 연합전공’도 선보였다. 융복합 분야는 먼저 가면 길이 되는 것이다.”
_‘Y형 인재’ 양성도 그 연장선에서 추진되고 있나.
“Y형 인재는 인성, 진취성, 창의성을 갖춘 인물을 말한다. 이 덕목을 갖추지 않으면 ‘글로컬 이니셔티브’를 이뤄낼 수 없다. 산업사회에서는 성실하고 표준화된 인재가 앞서나갔다. 하지만 하루 하루 세상이 달라지는 지금은 변화를 선도하고 즐길 수 있는 진취성 있는 인물이 살아남는다. 더구나 지식의 생명이 짧은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세상에 널려 있는 지식을 결합,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성을 겸비해야 하는 것이다.”
_‘인성’이 요구되는 것은 뜻밖이다.
“과거에는 충과 효 등 수직적 인간관계가 강조됐다. 지금은 수직ㆍ수평적 인간관계가 모두 중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인간관계가 나쁘면 성공하기 어렵다. ‘내가 타인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행동하고 있는가?’, ‘내가 사장이면 나를 고용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도록 평소 자신을 연마해야 한다.”
_말은 쉽지만 인성을 기르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그래서‘봉사’를 강조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대학생활과 봉사’를 교양필수과목으로 만들고, 글로컬 봉사단을 조직하여 산하에 8개 봉사대를 두고 있다. 봉사를 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열린다. 마음이 열리면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습관이 생기고 조직융화력과 리더십이 함양된다. 봉사를 통하여 조직 융화력와 리더십을 갖춘 Y형인재를 기르고자 한다.”
_대학의 국제화지수를 평가하신다면.
“취임 후 중국 칭화대 등 세계유수대학 40곳과 자매결연을 했다. 영남대에 입학하면 외국 대학에서 1년 정도 공부할 기회가 쉽게 생기는 것이다. 또 외국 학생들을 위해 영어로만 강의하는 국제학부도 올해 신설했다. EU센터도 유치하고, 글로벌 그린에너지클러스터 네트워크도 영남대 주도로 구축했다.”
_올해 영남대 취업 성적표는 어떤가.
“Y형인재 육성차원에서 취업자수, 취업률, 취업질 세가지 지표를 집중관리하고 있다. 올해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한 전국대학 취업현황 분석에서도 취업자 수가 2,503명으로 전국 1위다. 다양한 직종에서 많은 졸업생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취업자수는 엄청나게 중요한 취업지표다. 취업률도 전년에 비하여 11%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 취업률도 전국 평균보다 5%포인트 더 높다. 취업률과 취업의 질을 동시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_정이사 체제로 전환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무엇보다 대학이 안정됐다. 새로운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패러다임 전환으로, 수출주도형 산업을 주도해 경제대국의 기틀을 닦은 것처럼 영남대도 글로컬 이니셔티브라는 21세기 새로운 대학 패러다임을 선도하여 세계수준의 명문대학으로 우뚝 설 것이다.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한 자가 항상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담=전준호 정책사회부 차장, 사진=황인무 M+한국 인턴기자
◆이효수 총장 약력
1951년 경북 청도 출생
영남대 경제학과, 서울대 경제학과 석ㆍ박사
1979년부터 영남대 상경대 교수, 미국 하버드ㆍ MITㆍUC버클리대 객원교수
한국노동경제학회장, 한국노사관계학회장 역임
단층노동시장론, PDR 시스템이론 개발한 노동경제학자
세계노사관계학회 아시아대표 집행이사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영남대= 경북 경산시에 있는 4년제 종합대학이다. 1947년 설립, 현재 학부생 2만3,000여 명과 일반대학원 석ㆍ박사과정 1,600여 명,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 8개 특수대학원 1,500여 명 등 모두 2만5,0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18만명의 동문을 배출했고 입학정원은 4,897명이다.
■ "학비·취업 걱정마세요"
“학비 취업 걱정은 붙들어 매세요.”
입시철을 맞아 진학에 골머리를 앓는 수험생들에게 희소식이 날아들고 있다. 영남대가 학비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학부모에게 장학금으로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을 활짝 열 수 있는 타개책을 마련, 수험생들에게 공개했다.
▦그린에너지 연합전공
그린기술 분야의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올해 신설된 ‘그린에너지 연합전공’은 우리나라 저탄소 녹색성장 연구 및 교육의 선두주자를 양성하고 있다. 미래 인류 생존의 열쇠인 그린에너지의 무한가능성에 비전을 두는 수험생이라면 도전장을 내밀어도 좋다.
혜택도 파격적이다. 재학생 모두가 전면 장학금 혜택을 받는 것은 물론 LG전자 및 LG디스플레이와 취업보장협약을 통해 매년 20명이 졸업 즉시 취업을 한다. 또 이과대학 물리학과,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첨단기계전공, 신소재공학부, 디스플레이화학공학부와 융합한 연합전공이기 때문에 추가 학점 부담 없이 두 개의 학위취득이 가능, 졸업 후 다양한 취업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천마인재학부
천마인재학부는 영남대 인재육성의 트레이드마크다. 이 학부에 진학하면 입학금과 4년 등록금 전액, 4년간 교재비 960만원, 생활관 혹은 고시원비, 단기 해외연수 비용 지원 등 엄청난 장학혜택이 주어진다. 영남대 대표 교수들이 학생 개개인을 전담, 법조인과 고위공무원, 전문연구원 등 진로에 따른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도록 책임지도 하는 특별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군사학과
최근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군사 전문가 양성이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영남대는 육군과 군사학 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 내년에 군사학과를 신설한다. 학생들은 4년간 군으로부터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받고, 졸업 후 별도 시험 없이 학사장교로 임관한다. 학자금과 취업이 동시에 해결되는 셈이다.
최홍국기자 hk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