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간판 상관없이 다른 회사 기름도 판매 가능

앞으로 주유소에서 특정 정유사의 간판 표시(폴 사인)와 상관없이 다른 회사의 기름을 선택해서 판매하는 '혼합판매'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지게 됐다. 유류의 소비자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2008년 9월부터 배타적 폴 사인 제도가 없어졌는데도 대형 정유사들이 다른 회사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현상이 계속돼 왔다"며 "정유회사와 주유소 사이의 모범 거래 기준을 만들어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마련한 기준에 따르면 ▦타 회사 제품의 저장탱크와 주유기를 폴 제품과 분리해 설치하고 ▦주유기 등에 소비자가 타 회사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표시만 하면 특정 회사의 폴 사인을 달고도 다른 회사 제품을 팔 수 있게 된다. 또 정유사와의 일대일 전속계약을 주유소가 쉽게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정유사가 특정 주유소에서 폴 사인을 철거할 수 있는 경우를 엄격히 제한해서 상대적 약자인 주유소의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유소 혼합 판매가 가능해졌음에도 대부분 주유소가 폴 사인 제품만 취급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다른 정유사의 값싼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혼합 판매가 활성화되면 리터당 기름값이 20~30원 정도 내려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