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전통도감(전5권) / 윤혜신 등 지음ㆍ보리 발행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밀화와 전통기법을 살린 그림으로 아름답고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책이다. 으로 돼 있다. 짜임새와 완성도 면에서 기획력을 높이 살 만하다. 그림과 글, 편집이 모두 정성스러워 보기 좋고 읽기 좋다. 오랫동안 공 들여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어린이책이지만 어른이 보기에도 훌륭한 책이다.
▦해방기 간행도서 총목록 1945-1950 / 오영식 편저ㆍ소명출판 발행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직전까지 출간된 5,200여 종의 출판물을 일목요연하게 목록으로 정리, 향후 연구의 기초자료가 될 역저다. 이 시기에는 출판사만도 1,000개가 넘게 생겨나 책 출간이 봇물을 이뤘지만, 출판사 연구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고교 교사가 15년간 자료를 모으고 정리해서 펴냈다. 학계가 진작 했어야 할 일을 개인이 해냈으니 대단하다.
▦신문화지리지 / 김은영 등 지음ㆍ산지니 발행
부산 지역 출판사가 펴낸 로컬문화총서 제1권으로 부산 문화예술 가이드북이다. 부제는 ‘부산의 문화 역사 예술을 재발견하다’. 설화부터 각종 문화시설까지 부산의 문화자산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문화정책 자료로 쓰기에도 손색이 없다. 각 장의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담은 문화지도 그래픽이 매우 훌륭하다. 장기간의 자료 조사와 꼼꼼한 현장 답사로 완성했다.
▦종북소선 / 이덕무 지음ㆍ박희병 등 옮김ㆍ돌베개 발행
이덕무가 연암 박지원의 기문(寄文) 10편을 뽑아 평한 비평집의 국역본이다. 원전 ‘종북소선(鐘北小選)’은 종이와 먹, 색채 사용과 글씨 등에서 책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보일 만큼 수려하기로 유명한데,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살렸다. 원전의 각종 평점 기호와 미평 등 평어의 위치까지 번역본에서 그대로 구현했다. 한문 고전 국역본이 원전의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살린 것이다.
▦승정원일기, 소통의 정치를 논하다/ 박홍갑 등 지음ㆍ산처럼 발행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인 ‘승정원일기’를 대중적으로 소개한 교양서 1호로, 기획한 편집자의 혜안을 높이 살 만하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시대 왕의 비서실인 승정원에서 작성한 일기로 분량이 조선왕조실록의 5배나 되고 내용은 생생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이 방대한 내용을 맵시있게 추려서 한 권에 담고 옛그림과 사진을 알맞게 넣어 단정하고도 기품있게 편집했다.
▦얼굴이 말하다/ 박영택 지음ㆍ마음산책 발행
그림ㆍ사진ㆍ조각 작품 속 얼굴에 담긴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한국 현대미술 작가 58명의 작품 99점을 통해 우리의 삶과 욕망, 죽음, 문화, 사회를 읽는다. 다양한 표정에 숨은 수많은 사연을 풀어내는 저자의 매끄러운 솜씨와 깊이있는 성찰이, 도판과 텍스트를 긴밀하게 연결하고 시각적으로 리듬감 있게 배치한 편집과 만나 아름답고 매혹적인 책이 되었다.
▦이우성 저작집(전8권) / 이우성 지음ㆍ창비 발행
전통과 현대, 문사철을 아우르는 한국학의 거목 이우성(85). 한학에 대한 소양을 바탕으로 진보적 신학문을 적극 섭취해 한국학의 신경지를 개척한 그가 쓴 책들을 한 질로 묶어 평생의 학문적 업적을 정리한 기념비적 전집이다. 학자 개인의 전집을 잘 내지 않는 국내 상황에 비추면 더욱 돋보이는 기획이자 후학들이 노대가에게 바치는 정당한 존경의 표시다.
▦한국고전문학전집(전10권) / 김만중 등 지음ㆍ심경호 등 옮김ㆍ문학동네 발행
‘서포만필’ ‘한중록’ ‘숙향전’ 등 한국고전문학을 전공 학자들이 이 시대 언어로 새로 번역했다. 대중 독자를 위한 책이면서 전문 연구자들을 위해서도 깊이있는 주석과 해설을 갖췄다. 작품마다 현대어역과 원본을 나란히 내고 사진과 역사적 해설을 넣었다. 고전의 여러 이본을 철저히 교감해 향후 관련 분야 연구의 기초 문헌이자 정본이 될 만한 책이다.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서진 지음ㆍ푸른숲 발행
뉴욕 서점 순례기에 픽션을 결합한 독특한 여행 에세이로 젊은 감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글도 매력적이지만, 편집이 특히 신선하고 도발적이다. 어떤 페이지는 텍스트를 확 줄여 시집처럼 꾸민다든지, 그림과 사진의 크기와 배치를 다양하게 시도해 한 쪽 한 쪽이 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등 구석구석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책을 읽어보고 싶도록 유혹하는 편집이다.
▦한국의 초상화: 形과 影의 예술/ 조선미 지음ㆍ돌베개 발행
일반인을 위한 최초의 한국 전통 초상화 감상서다. 35년간 초상화 연구 한 분야만 파고든 저자가 초상화 걸작 74점을 엄선, 전통 초상화의 예술세계를 안내하고 각 초상의 인물이 살았던 시대의 역사, 문화와 함께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회화적 해석과 역사적 관점, 양쪽에서 바라보는 균형감각에다 깊이와 품격을 겸비한 책이다. 도판 편집 또한 매우 훌륭하다.
정리=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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