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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리나 레베데바 러시아 국립트레티아코프 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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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리나 레베데바 러시아 국립트레티아코프 미술관장

입력
2010.12.0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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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와 '도시 위에서'를 동시에 보내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관람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작품들이니까요. 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에 걸려있는 것을 보니 느낌이 새롭네요."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트레티아코프미술관의 이리나 레베데바(54) 관장이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 개막에 맞춰 방한했다. 1892년 개관한 이 미술관은 11세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러시아 미술작품 16만점을 소장하고 있는 러시아의 대표적 미술관이다.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7점의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 시리즈, 샤갈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도시 위에서' 등 9점이 이곳에서 왔다. 레베데바 관장은 " 우리 미술관의 상설 전시 작품인 '도시 위에서'는 사실 이번 전시에 빌려주지 않으려 했는데 한국 전시 주최측의 의지가 워낙 강력해 난감했다. 수 차례 내부 회의 끝에 어쩔 수 없이 대여를 결정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지난 2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짐도 풀기 전에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한 그는 전시를 관람한 후 "세계 곳곳에서 샤갈 전시가 열리지만 이번 한국 전시는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완성도가 높은 것 같다. 테마 구성이 매우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 시리즈가 걸린 3층 전시실에 오랫동안 머물며 꼼꼼히 작품의 상태를 확인했다. 샤갈이 1920년 모스크바의 유대인 예술극장을 위해 제작한 이 작품들은 스탈린 집권 후 극장이 폐쇄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국립트레티아코프미술관의 창고로 옮겨져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샤갈이 망명한 지 51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한 1973년에야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레베데바 관장은 "장식화 시리즈 중 폭이 8m나 되는 '유대인 예술극장 소개'의 경우 샤갈 예술의 원초적 특징이 모두 나타나 있는 중요한 작품이지만 운송 과정이 워낙 까다롭기에 대여를 거의 해주지 않는다. 작품에 조금이라도 손상이 갈까봐 복원사들이 무척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미술사를 전공한 레베데바 관장은 25년간 국립트레티아코프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일하다 2008년부터 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샤갈을 "다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한 화가"라고 소개했다. "샤갈은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어떤 예술 사조로도 분류할 수 없고, 다른 화가와 비교할 수도 없죠. 그래서 세계적으로 그의 작품이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샤갈의 작품으로 샤갈과 아내 벨라가 러시아 마을 위를 날아가고 있는 모습이 담긴 '도시 위에서'를 꼽았다. "가장 샤갈다운, 아름다운 작품이거든요.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국립러시아미술관이 소장한 '산책'과 같은 공간에 배치돼 그들의 사랑이 더욱 마음 깊이 와닿네요."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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