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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타결/ 野 "굴욕적 퍼주기" 비준 반대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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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타결/ 野 "굴욕적 퍼주기" 비준 반대 한목소리

입력
2010.12.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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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진통 끝에 타결됐지만 국회에서의 비준 전망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당들이 한 목소리로 ‘굴욕 협상’이라며 비준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재협상 결과에 대해 “윈-윈 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졌다”고 5일 공식 입장을 밝힌 한나라당은 조속한 비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추가협상이 타결됐기 때문에 일단 시간이 필요하고 서두를 일은 아니다”면서 “올해 기회가 주어지면 국회에 보고하고, 내년 초에 일정을 잡아 비준 절차를 밟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정부ㆍ여당은 미국 의회가 내년 1월 중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 의회도 이런 스케줄에 맞춰 조기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재적의원(298명)의 절반을 넘는 171석을 가진 한나라당이 비준을 밀어붙인다면 이론적으로는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인 만큼 여당의 일방 처리는 야권의 극심한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기존 FTA로는 미국 의회 비준이 힘들었고, 쇠고기 추가협상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자동차 부분에서 조정이 있었지만 국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점 등을 내세워 일단 대야ㆍ대국민 설득 작업부터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들은 “우리가 이익을 낼 수 있다던 자동차 분야까지 양보한 굴욕 협상”이라며 비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민을 속이고 연평도 사태의 안보정국을 틈타 우리나라의 이익을 팔아먹은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협상 결과 폐기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이 같은 입장을 당론으로 정했다. 다른 야당도 일제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기존 FTA에 찬성하던 자유선진당도 반대 입장으로 선회했다. FTA에 대한 평가를 놓고 야권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념 스펙트럼에 따라 찬반이 갈렸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최근의 안보위기 상황이 재협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구심이 보수 성향인 자유선진당까지 반대쪽에 서도록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협상을 통해 FTA 협정문 내용이 일부 수정됨에 따라 비준을 위해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라는 첫 관문부터 다시 거쳐야 한다. 기존 한미FTA의 경우 첫 관문을 밟는 과정에서 해머와 소화기가 동원된 극심한 국회 폭력사태가 벌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폭력에 대한 비판론은 높아졌지만 이번 재협상 결과는 더 큰 갈등을 낳을 수 있는 사안이다. 외통위 심사대상을 놓고 한나라당은“추가협상 부분만 심의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권은 “전면 재심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연평도 안보위기 정국에서 재협상이 이뤄진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자 “시기적으로 이 일을 잘못했다고 해서 물러나게 되면 해병대라도 자원하려고 한다. 나이 들고 힘이 없어 총칼은 못 지더라도 밥이라도 짓겠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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