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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FTA 한계 딛고 '대내 협상' 힘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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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FTA 한계 딛고 '대내 협상' 힘쓸 때

입력
2010.12.0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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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주말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결과를 어제 공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그제 한국 자동차시장 추가 개방 등 자신들이 거둔 성과만 일방적으로 먼저 밝힌 데 대해, 자동차는 물론 의약품 등에서 우리가 반대급부로 지키고 얻어낸 것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 뜻은 "(2007년) 협정문 수정을 최소화하고 전반적 이익의 균형을 추가함으로써 상호 수용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말로 압축된다.

하지만 세세한 내용을 뜯어보면 "마침표 하나 손댈 수 없다"던 정부의 당초 의지는 찾기 힘들다. 시종 수세적 방어에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 G20 정상회의와 북한의 연평도 도발 국면에서 본격화한 재협상인 만큼, 경제적 타산뿐 아니라 한미 동맹 등 정치안보적 고려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재협상 내용과 절차에 대한 전략과 복안의 부재로 미국에 줄곧 주도권을 내주고 밀실협상 의혹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은 없다.

한국은 관세 철폐기간 연장, 안전ㆍ환경 기준 완화,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신설 등 자동차 분야에서 크게 양보하면서 형식적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과도한 자동차 개방 요구를 차단하고, 미국산 돼지고기의 수입관세 철폐시기를 2014년에서 2016년으로 2년 늦추며 복제의약품 시판과 관련한 허가ㆍ특허 연계의무 이행을 3년간 유예한 것 등이 정부가 내세우는 것이다. 논란이 됐던 쇠고기 개방확대 요구를 차단한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 성과로'이익의 균형'을 맞췄다고 주장하는 것은 민망하다. 이익의 균형에 따라 어렵사리 도출한 3년 전 합의에 손을 대는 것 자체로 균형은 깨졌다. 양국의 자동차시장 구조를 들어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말은 신뢰만 떨어뜨린다. 또 한미 정상이 입을 모아 "상호 윈-윈한 결과"라고 자평하는 것과 달리,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제권과 FTA 체결을 앞둔 우리로선 나쁜 선례를 남긴 셈이다.

힘겹게 지나온 발걸음을 되돌릴 순 없는 일이다. 이제 한미 FTA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만큼, 정부는 산업계 지원부터 국회 비준까지 치밀한 '대내 협상'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 합의 조문화에 정확성을 기하고 일부의 쇠고기 의혹도 확실히 해소해야 한다. 한미 FTA가 기회인지 위기인지는 우리 자신의 노력과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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