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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업체들 "미국산 車 한국 판매 단기간 급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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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업체들 "미국산 車 한국 판매 단기간 급증 없다"

입력
2010.12.0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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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다 해도 미국산 자동차 판매가 단기간내 급증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번 한미 FTA 타결에 대해 자동차 업계가 내 놓은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러나 유독 미국 업체들은 한미 FTA로 인한 기대감이 컸다.

5일 본보가 5개 국내 완성차 및 협회 대표ㆍ임원들과 10개 수입차 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업체들은 한미 FTA로 미국산 차의 국내 판매가 15~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 업체들은 한미 FTA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차의 국내 판매 신장률에 대해 ‘5% 미만 증가’란 대답이 75%, ‘5~10% 증가’가 25%로 나타났다. 국내업체들의 예상치도 비슷했다. 미국차의 판매 신장률이 ‘5% 미만 증가’란 예상이 80%나 됐다.

이 같은 인식차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미국 차의 저조한 실적에 기인한다.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004년 15.0%에서 2007년 11.7%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1~11월엔 8.2%까지 하락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실제로 11월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9%나 커지면서 8만2,268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커진 파이의 대부분은 유럽업체와 일본업체의 몫이었다.

미국차가 국내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다른 나라 업체들은 주로 미국차의 성능이나 연비, 디자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가격을 원인으로 지적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즉 한미 FTA로 미국차의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품질이 안 좋아 판매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이에 따라 유럽과 일본 업체는 FTA가 체결되더라도 자사의 판매에는 영향이 없거나(75%), 미미할 것(25%)으로 예상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예상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미국 업체들은 저조한 실적의 원인이 품질보다는 소비자의 인식, 즉 선입견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차는 잘 만드는데 국내 소비자가 미국 차의 연비와 성능 등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입장인 셈이다.

국내 수입차 판매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도 미국업체들은 대부분 우리 정부의 보이지 않는 규제를 꼽은 반면 다른 나라 업체들은 정부의 보이지 않는 규제(37.5%), 관세(25%), 공급을 비롯한 본사와의 관계(37.5%) 등 다양한 요소를 지적했다.

그러나 한미 FTA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곳으로는 미국ㆍ유럽ㆍ일본 수입차 업체와 국내업체들이 한 목소리로 일본 업체를 손꼽았다. 한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발효되면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일본 업체들은 캠리, 어코드, 알티마 등 대중차를 앞세우며 공격 경영에 나선 상태지만 엔화가 초강세를 지속하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향후 5년 뒤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에 대해 응답자의 80%가 15% 안팎, 20%가 10~12%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자동차 시자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7%였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국내 수입차 시장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현재는 미국차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향후 2~3년 뒤 미국업체들이 2,000㏄급 중ㆍ소형차 라인을 본격적으로 갖출 경우 상황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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