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2명의 대통령이 동시에 취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두 대통령 지지세력이 남북으로 갈리면서 내전이 재현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지난 달 28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 취임선서를 강행했다. 야당 후보로 선거에서 승리한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도 대통령 취임선서가 담긴 자필 서한을 헌법위원회에 발송하고, 독자적인 대통령직 수행에 나섰다.
이번 대선에선 공화당(RDR) 와타라 전 총리가 54.1%를 얻어 45.9%에 그친 그바그보 대통령에 승리했다. 그러나 친 그바그보 측근이 주도하는 헌법위원회는 북부 7개 선거구의 개표 결과를 무효화하고 그바그보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다. 이에 와타라 전 총리 지지세력이 선거결과 수용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고, 정부 보안군은 무력 진압에 들어가면서 정국 혼란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수도 아비장에서 보안군이 도로를 차단한 채 타이어를 불태우던 시위대에 발포를 해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현재 시위는 아비장 북부 포트 부엣 지역과 부아케 등 와타라 전 총리의 지지기반인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군부지도자들이 그바그보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반면, 신세력 지도자 출신인 길로메 소로 총리는 와타라 전 총리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하는 등 정치세력까지 분열하면서 내전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에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5일 영공을 일시 폐쇄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그바그보 대통령을 비난하며, 퇴임압박을 높이고 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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