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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희군 청각장애 딛고 주니어국제테니스 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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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희군 청각장애 딛고 주니어국제테니스 대회 우승

입력
2010.12.0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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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포인트를 올릴 때 마다 코트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소년은 그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미국의 주니어테니스 전문사이트인 주테니스(zootennis.com)가 11월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주니어국제테니스 에디허대회(2010 Eddie Herr) 남자 12세 부문에서 우승한 충북 제천시 신백초등학교 6학년 이덕희(12)군을 소개한 내용이다.

전세계 테니스 꿈나무들의 등용문인 이 대회에서 이군은 세계 강호 7명을 상대로 단 1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실력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미 작년 이 대회에서 11세 선수로는 최초로 4강에 진출해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던 이군은 선천성 청각장애(3급)를 갖고 태어났다.

공이 라켓에 맞을 때 나는 타구음을 듣지 못하는 이군이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은 것은 일곱 살 때. 우연히 사촌 형을 따라 동네 테니스장에 갔다가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코치의 설명을 알아들을 수 없어 테니스 배우는 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심판의 판정도 입 모양과 손동작을 통해서만 겨우 파악하다 보니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침묵 속에서 공에 집중하는 힘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 됐다.

꾸준한 연습과 무서운 집중력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이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국내 10세, 11세부 무대를 평정하더니 지난해부터 한국 대표로 2년 연속 에디허대회에 출전했다. 에디허는 슈테피 그라프, 앤디 로딕, 마리아 샤라포바 등 톱스타를 배출한 세계 최대 주니어테니스 대회다.

어머니 박미자(36)씨는 “덕희는 우리가 ‘덕희야’하고 불렀을 때 뒤돌아보지 않는 것을 빼면 아무런 불편이 없는 아이”라며 “세계적인 선수로 커가는 모습을 지켜 봐달라”고 말했다.

페더러 같은 대선수를 꿈꾸는 이군은 23일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마이애미컵, 오렌지볼 등 2개 주니어 대회에 더 출전한 뒤 25일께 귀국한다.

제천=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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