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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율고 입시 무더기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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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율고 입시 무더기 미달

입력
2010.12.0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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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두 번째 신입생을 맞는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자율고) 입시에서 무더기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고교다양화 정책에 집착한 교육 당국이 일선 교육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자율고의 숫자를 무리하게 늘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5일 서울시교육청과 입시 업체인 하늘교육에 따르면 2011학년도 26곳의 시내 자율고 신입생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평균 경쟁률은 1.44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 2.41대 1에 비해 크게 하락했고, 절반에 가까운 12곳의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됐다.

학교별로는 남녀 공학인 한가람고가 3.31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고, 이화여고(3.03대 1) 신일고( 2.45대 1) 양정고(2.44대 1) 한양대부고(2.38대 1) 중동고(2.37대 1)의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경문고 대광고 동성고 보인고 선덕고 숭문고 우신고 장훈고 등 12곳은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455명 정원에 99명이 지원해 0.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용문고와 280명 정원에 82명이 지원한 동양고(0.29대 1)는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미달 사태는 지난해 13곳이었던 학교 숫자가 2배로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율고 정원이 지난해 4,955명에서 올해 1만462명으로 늘었지만 지원자는 1만1,942명에서 올해 1만5,013명으로 3,000여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 입시 관계자는 “한 해 중학교 졸업생 12만명 가운데 자율고에 지원할 수 있는 상위 50%는 6만명이다. 여기서 절반만 지원하더라도 3대 1에 불과하다”며 “절대로 높은 경쟁률을 예상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자율고가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학교수 늘이는 데만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검증되지 않은 교육과정과 일반계고의 3배에 이르는 비싼 등록금도 자율고 지원을 꺼리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예전 같으면 그냥 다닐 수 있던 학교인데 지금은 등록금 3배를 내야 하는 학교로 변했다”며 “교육 프로그램이 얼마나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신설된 학교도 아니고 무리해서 갈 이유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자율고 정책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무리한 자율고의 확대로 지역에 따라 부실화하는 학교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자율고 정책을 면밀히 재검토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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