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작가들의 문학 교류 행사인 제2회 ‘일중한 동아시아문학포럼’이 3일 일본 기타큐슈 시에서 개막됐다. 2008년 대산문화재단 주관으로 서울에서 처음 열린 동아시아문학포럼은 세 나라 작가들이 2년마다 3국을 순회하며 교류하는 행사로, 이번 포럼은 일본 작가들의 모임인 일본조직위원회와 기타큐슈 시가 주관한다. 행사 명칭은 개최국, 차기 개최국, 차차기 개최국 순으로 국가 이름을 배열한다는 원칙에 따라 정해진다.
한국에서는 시인 도종환, 소설가 오정희 임철우 이창동 이승우 김인숙 은희경 김연수 김애란, 평론가 최원식 박재우 윤상인씨 등 12명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일본에서는 소설가 쓰시마 유코, 시마다 마사히코, 아오야마 신지, 히라노 게이치로, 가와카미 미에코 등 20명, 중국에서는 소설가 모옌, 티에닝, 시슈칭 등 9명이 참가했다.
행사의 첫 순서로 3일 각국 작가단을 대표하는 문인들과 기타하시 겐지 기타큐슈 시장, 취재진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일 양국이 갈등하는 와중에 열리는 이번 행사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작가들은 이에 대해 “국가 간에 어떤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한중일 작가들이 주고받은 우정을 보험처럼 쓸 수 있을 것”(시마다 마사히코), “서로 미워하기보다는 우애를 나누는 것이 더 인간다운 도리이고 그것이 문학가와 정치가의 차이”(모옌)라며 행사의 비정치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또 “갈등이 있다는 것은 한중일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며, 문학을 통한 교류는 이런 갈등마저 넘어서서 진정한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될 것”(최원식), “세계는 사람의 몸처럼 어딘가 항상 아픈 곳이 있으며, 문학의 사명은 그 아픔을 치유하는 것”(티에닝) 등 문학 교류를 통한 3국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도 했다.
본 행사인 문학 심포지엄은 ‘동아시아의 문학은 어디로 향하는가’를 주제로 4, 5일 이틀 간 기타큐슈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세부 주제로는‘빈부와 욕망’과 ‘장소의 상상력’(4일), ‘연애와 문학’(5일) 을 다뤘다. 최원식씨는 기조연설에서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반 ‘순문학 소멸론’이 제기됐고, 한국과 중국 역시 2000년대 들어 ‘근대문학 종언론’과 ‘순문학 논쟁’을 각각 겪는 등 세 나라 문학은 모두 시장의 우상 앞에서 고립된 상태”라며 “한중일 작가들은 이제 국민문학 시절의 영향력이 쇠퇴하는 것을 애도하지만 말고 새로운 상황에 맞서 ‘문학 이후의 문학’의 도래를 점검할 시점”이라며 심포지엄 주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기타큐슈(일본)=글ㆍ사진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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