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43분께 강원 삼척시 미로면 상사전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 강한 바람을 타고 계속 번져 이날 오후 10시 현재 임야 20만㎥를 태운 채 계속 번지고 있다. 인근 마을 50여가구 주민 250여명은 긴급 대피했다.
이날 주민 서모(79ㆍ여)씨의 가옥에서 시작된 불은 서씨의 82.5㎡ 규모 집과 창고를 모두 태우고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었으며 불은 평균 초속 4~6m의 강풍을 타고 동산리, 하거노리, 상거노리 등으로 계속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서씨의 집 보일러가 과열돼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불은 1981년 강원도기념물 제43호로 지정된 준경묘(濬慶墓)와 영경묘(永慶墓)까지 위협하고 있어, 소방당국은 이 부근에 방화선을 구축하고 문화재 보호에 안간힘을 쏟았다. 당국은 진화헬기 9대와 7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나 강풍과 험난한 지형으로 이해 불길을 쉽게 잡지 못한 채 오후 5시20분께 날이 어두워지자 철수했다.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17.4m나 되는 강풍을 타고 불이 확산된 데다, 야산 곳곳에서 매캐한 연기가 수없이 뿜어져 나와 진화 인력이 제대로 접근하지 못해 조기진화에 실패했다.
소방당국은 이에 따라 하거노리와 상거노리 40여 가구 주변에 소방차량을 전진 배치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주택 지붕에 물을 뿌리는 등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산림청 관계자는 “밤사이 산불 진로를 예의주시하면서 민가 쪽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척을 비롯한 동해안과 산간지역 11개 시ㆍ군에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산불 발생 가능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삼척=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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