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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로열발레단 한국계 무용수 최유희, 국립발레 단'백조의 호수' 객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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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로열발레단 한국계 무용수 최유희, 국립발레 단'백조의 호수' 객원 출연

입력
2010.12.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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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발레 스타일로 바리에이션(무용수가 테크닉을 뽐내며 추는 독무)을 해봐도 될까요?”(최유희)

“물론이에요. 다른 불편한 점은 없어요?”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국립발레단 연습실. 재일동포 출신의 두 무용가가 일본어로 소통하는 모습이 생경했다.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에 객원으로 출연하는 영국 로열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최유희(26)가 처음 연습에 나온 이날, 최 단장은 주역들을 직접 지도했다.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최 단장은 “유희의 춤은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세계 최정상급인 로열발레단 최초의 한국인 무용수 최유희가 고국에서 백조로 날아오른다. 영국에서 ‘신데렐라’ ‘라 바야데르’ 등으로 숱하게 주역을 했지만 ‘백조의 호수’는 처음이다. 파트너는 동갑내기인 국립발레단 그랑 솔리스트 정영재. 최유희는 “낯설지만 나를 많이 배려해줘서 좋은 무대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습을 마친 뒤에는 “(국립발레단원) 김지영씨는 소문대로 대단했다”며 “개인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로열 발레와 달리 한국은 통일성과 테크닉에 중점을 두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최유희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동양인 무용수로 꼽힌다. 처음 세계에 이름을 알린 건 2002년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다. 그러나 한국에 발붙인 적이 없는 탓에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편이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그는 재일동포 3.5세다. 다섯 살부터 발레를 시작해 고교시절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했고, 2003년 로열발레단에 입단하면서 줄곧 런던에 살았다. 그는 그러나 “한국이 내 뿌리라는 사실을 잊은 적은 없다”며 “부모님도 그 점을 늘 강조하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한국 이름 때문에 이질감을 느낄 때가 있었지만 그런 일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평균 140회 가량 공연하는 발레 시즌(10월~6월) 중에 그가 고국행을 결심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문에 주변에서 한국 공연을 말리기도 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너무나 슬퍼요. 상황이 이렇지만 않았다면 판문점에 가장 먼저 가고 싶었는데….”

목표를 묻자 그는 “로열발레단의 수석무용수”라고 답했다. “나아가 좋은 사람, 그리고 엄마가 되고 싶다”며 수줍게 웃기도 했다. “잡채와 불고기를 먹을 때면 ‘나 정말 한국인이구나’ 싶어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에 자주 오고 싶네요.”

‘백조의 호수’는 7~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최유희는 8, 10일 출연한다. (02)587-6181

김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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