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단·HID 회원들 연평도서 막말 등 과격행동 눈살
"안 그래도 힘든데 도움은 못 줄 망정 왜 저렇게 소란을 피우는지 모르겠네요." 2일 오후 연평도 여객선 선착장에서는 주민과 일부 단체 사이에 한바탕 소란이 빚어졌다.
'북 무력도발 시 초전박살' '북 동포 해방' 등의 펼침막을 들고 있던 활빈단 회원에게 50대로 보이는 현지 주민이 "대통령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등의 몇 마디 말을 던진 게 발단이었다. 활빈단 회원은 이 주민에게 욕설을 퍼붓고 과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주민 최모(60)씨는 "짐 하나 챙기겠다고 서러운 마음 달래가며 겨우 돌아온 섬인데 저런 걸 봐야 하느냐, 시위를 하려면 서울에서 하지 왜 이 곳에 와서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포격 이후 대부분의 주민이 떠난 연평도에 지난달 30일 입도한 일부 단체가 연일 돌발행동을 일으켜 주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주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섬 내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군가와 북한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여객선이 들고날 때마다 부두에서 과격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동네 쓰레기 몇 번 줍고는 봉사라고 하지만, 실제는 북한 규탄 시위를 하러 온 것 아니냐. 이해 못할 사람들"이라며 외면하고 있다.
이날 오후 활빈단과 주민간 소동이 벌어진 선착장에는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HID)의 회원 50여명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입도하는 주민들을 맞았다. 머리에 '응징 보복'라고 쓴 띠를 두른 채 구호를 외쳤다. 한 주민은 "북한이나 김정일 얘기만 나와도 가슴이 철렁하는데"라고 몸서리쳤다.
경찰도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이들이 어떤 돌발 상황을 벌일지 몰라 계속 지켜보고 있다. 섬이 좀 조용해야 할 텐데 괜히 분란을 일으키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평도=남상욱기자 thoth@hk.co.kr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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