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세계일주 돌입
어린이 비정부기구(NGO) 대표가 고3 아들과 함께 최장 7년이 걸리는 도보 세계일주 여행에 나섰다. 아들은 이미 서울의 한 대학에 특기자전형 원서까지 접수한 상태지만 아버지와의 소중한 인연을 위해 대학진학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한국어린이벗회 강원규(53)회장과 아들 한별(18ㆍ용인 백현고 3)군은 지난 달 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희망봉을 출발, 아굴라스곶까지 해안길 500㎞를 18일 동안 걸어서 도착했다. 흔히들 희망봉을 아프리카 최남단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아프리카의 끝은 아굴라스곶이다.
이들은 이후 아프리카 동해안을 따라 북상, 유럽-아시아를 지나, 북미-남미대륙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마지막 방점을 찍을 곳은 지구 최남단 도시 칠레의 푼타아레나스이다. 방문 대상국은 55~77개국으로, 이동거리는 5만5,000~7만5,000㎞에 달한다. 소요시간도 5~7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 등정, 사하라사막 횡단도 예정돼있고, 히말라야 등반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아프리카(모로코)와 유럽(포르투갈)을 가로지르는 지브롤터 해협은 카약이나 요트로 건널 예정이다.
강 씨는 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원래는 혼자 세계일주 여행을 떠날 생각이었는데, 아들이 세계 곳곳을 돌아보고 진로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봤더니 내 제안에 응했다"고 말했다. 한별 군은 "아버지와의 세계일주여행을 특별히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며 "장래 희망에 대해서는 여행을 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한국에 홀로 남은 부인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으며, 여행 경비는 여행 도중 틈틈이 여행잡지 기고 등을 통해 조달할 생각이라고 강씨는 덧붙였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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