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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깜짝 방문에 대부업계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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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깜짝 방문에 대부업계 깜짝

입력
2010.12.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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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과 사상 첫 간담회 대부업 위상 변화 방증"금리 좀 내려주시죠" "규제 좀 풀어주시죠" 놀라움 속 서로 기싸움

"사장님들, 금리 좀 내려 주시죠."(김종창 금융감독원장)

2010년 12월 2일은 국내 대부업계에 기념비적인 날로 기록될 듯 하다. 금융감독 당국 수장이 대부업체 사장단을 몸소 찾아가 면담했기 때문이다. '제도 금융권'에도 끼지 못하던 대부업계로선 과거 상상조차 힘들던 일. 그만큼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형식은 점잖은 간담회였지만, 대화 중엔 금리인하 압박과 규제완화 요구가 첨예하게 맞섰다.

역대 금감원장 첫 방문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대부금융협회를 방문해 양석승 협회장 및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웰컴론, 바로크레디트, 리드코프 등 5개 대형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역대 금감원장 가운데 대부업체 사장단을 직접 찾아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장을 직접 만난 사장 모두 "이런 상황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할 정도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참석자는 "감독원장을 뵙는 것 자체만도 떨린다"며 "직접 찾아왔으니 우리도 뭔가 준비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사실 이날 만남은 금감원 내부에서도 '격식'을 두고 말이 많았다. 시중은행장도 '뵙기' 어려운 금감원장이 속된 말로 '사채업자'로 통하는 대부업계 사장을 만날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였다. 하지만 조성목 서민금융지원실장이 "원장이 직접 대부업계를 챙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나섰고 평소 서민 금융 현실에 관심이 많던 김 원장도 흔쾌히 이를 받아 들였다.

치열한 기싸움

하지만 면담 내용은 사뭇 현실적이었다.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김 원장이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대부업체에 대한 국민 인식이 우호적이지 않으며, 금리가 너무 높고 대부 중개업자에게 10% 가까운 수수료를 주면서도 금리 인하에는 인색하다는 민원이 많다"고 몰아 부쳤다. 그는 또 "경영을 합리화해 대형 대부업체가 선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양석승 협회장에게도 "중개업체가 대출자에게 별도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인데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모양"이라며 "협회 차원의 자정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장들은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금리 인하를) 노력해 보겠다"며 화답했으나, 모처럼 만난 '민원 제기'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사장들은 "무엇보다 자금조달에 애로가 많다"며 ▦은행권에서의 차입과 회사채 발행 허용 ▦대부업체에 대한 저축은행 대출 한도(총 대출의 5%) 완화 ▦급격한 상한금리 인하 속도의 조절 등을 건의했다. 특히 러시앤캐시는 "기업공개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감독원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자율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져 대부업계의 평판이 좋아지면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장들을 다독였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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