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춘씨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대다수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글을 잘 못 쓰는 이유는 3가지다. 먼저 전통적으로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으로 강조하는 ‘3다(多)’가 문제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봐야만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3다’는 원칙적으로야 옳은 말이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글쓰기를 배우려는 이들에게는 공허하기만 한 원칙이다.
둘째는 학교에서 글짓기를 할 때면 멋진 문장과 수사를 찾아내는 문학적 작문만을 염두에 두지, 자기 생각을 명료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기술적 작문에 대해서는 따로 가르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셋째는 문법 위주의 공부 때문이다. 정규 교육이 문법에 너무 치중하고 글의 구조와 논리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글쓰기의 기초가 허약하다는 것이다.
임씨가 보기에 글쓰기의 기초는 글의 구조 즉 뼈대를 만들고 논리를 붙이는 것이다. 글의 구조와 논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 원리만 이해하면 어떤 형식의 글이든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된다. 읽는 사람 위주로 간결하게 명료하게 이해하도록 쓰는 것이 가능해진다. 임씨는 이를 ‘약도 그리기’라고 말한다. 임씨는 “약도는 누구나 그릴 수 있다. 훌륭한 그림을 그리려 하지 말고 약도를 그린다고 생각하면 글 쓰는 법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입 논술을 준비하는 어린 학생에 대해서는 색다른 처방을 갖고 있다. “요즘 고등학생들에게 제일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물으면 80%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라고 답하는 것 아세요? 모두 학원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정답을 쑤셔 넣기 때문이에요.”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것은 학원 등의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보를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 임씨의 주장이다. “무인도라도 가서 외부 정보를 차단해 보면 곧 자기 생각이 차고 넘칠 것”이라고 그는 조언한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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