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겨냥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포위망이 좁혀지는 가운데, 스웨덴 검찰이 1일(현지시간) 어산지에 대한 범유럽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현재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산지에 대해 영국 중대조직범죄청(SOCA)의 체포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영 일간 인디펜던트는 2일 인터넷 보도에서 “어산지는 지난 10월 영국 입국 당시 런던시 경찰국에 연락처를 남겼고, 경찰도 그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영국 경찰은 범유럽 체포영장이 발부되지 않아 그를 (잡지 않고)지켜보고 있었다”며 사실상 어산지 체포를 머뭇거릴 이유가 사라졌음을 시사했다.
2일 AP통신에 따르면 마리안네 뉘 스웨덴 검찰총장은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어산지에 스웨덴 법원이 범유럽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 영장은 유럽연합(EU) 전역에서 유효한 것으로 용의자를 효과적으로 체포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패스트 트랙’ 제도다. 스웨덴 경찰도 3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한 어산지 체포영장을 새로 발부해 영국에서 체포가 유효하도록 조치했으며, 대법원은 이날 구류조치에 대한 어산지의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영 BBC는 “이제 어산지가 눈에 띄면 영국 경찰은 반드시 그를 체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어산지가 작심하고 납작 엎드려 경찰을 피한다면 체포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년 초 6개월 시한의 영국 비자가 만료되는 만큼, 어산지의 도피 생활도 길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인터폴 지명수배(지난달 30일)에 이어 범유럽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등 어산지 추적이 본격화한 가운데 1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의 한 보좌관은 “어산지가 암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살인을 청부해야 하고 무인공격기라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전문 폭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 정부는 1일 국무부 직원들에게 위키리크스 웹사이트 접속 금지령을 내렸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에 대해 “(위키리크스)접속으로 기밀이 일반 네트워크에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에 미국 서버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질타를 받았던 아마존닷컴은 이날 관련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편 2일 AP통신은 “미 정부가 민간 해커들을 고용해 위키리크스 조직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으며 추가적 기밀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실에선 경찰의, 가상세계에선 해커의 추적에 몰린 어산지와 위키리크스가 더 이상 숨을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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