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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터치가 삶의 공간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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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터치가 삶의 공간으로 들어온다

입력
2010.12.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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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디자인이 인테리어에 접목된다면 우리 주거공간은 어떻게 바뀔까? 12월7~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시되는 ‘디자인 코리아 2010’(지식경제부 주최·www.designkorea.or.kr)의 부대 행사로 펼쳐지는 ‘디자인 코리아 2010 인 한남’(12월 30일까지)은 예술 감각의 인테리어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설치미술가, 회화를 전공한 작가, 가구디자이너, 그래픽 아티스트 등 30팀 78명이 서울 한남동 일대의 빈집 6채에 한 달 동안 살면서 작품을 만들고 작업과정과 생활공간까지 모든 것을 관람객에게 공개하는 프로젝트다. 지금 디자이너들은 빈집을 새로운 공간으로 창조해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조명에는 흔적과 공유의 의미를 담았고, 벽과 천장 주변의 모서리를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켰으며, 현대와 전통을 조화시킨 방도 등장했다.

의미와 느낌이 있는 조명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6채의 집 중 하나. 천장에 달린 15개의 전등에 31-1, 31-3 등 번지수로 된 이름이 붙어있다. 산업 디자이너 조원석, 김한규씨가 전시공간 6채의 벽지를 수거해 전등갓으로 만든 조명들이다.

조씨와 김씨는 세월이 흐르며 세입자가 바뀔 때마다 새 것으로 덮인 벽지를 한꺼풀씩 차례로 뜯어내 전등갓으로 썼다. 이번 전시가 끝나고 나면 헐릴 주택들의 시간의 흔적을 활용한 셈이다. 두 디자이너는“반응이 좋으면 벽지 소재를 활용한 조명을 상품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가구 디자이너 이재하씨는 모빌 조명을 선보인다. 길이가 서로 다른 다섯줄의 전기선에 무게가 다른 조명을 매달아 평형을 유지한 제품이다. 각각 다른 조명들이 어우러져 균형을 이루는 모빌은 자신만의 영역을 갖지만 하나의 주제를 표현하는 이번 프로젝트 참가자들을 상징한다고 이씨는 설명한다.

벽, 천장, 모서리 공간의 재탄생

평범한 벽이나 천장, 모서리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색다른 인테리어가 가능해진다. 설치미술가 강선미씨는 흰색 벽이나 천장에 검정색 선으로 입체적 착시효과를 내는 그림을 선보여왔다.

이번에는 반대로 검정색 벽에 흰색 선을 그려 넣어 대량복제품처럼 획일적이기만 한 우리나라 건축물의 디자인에 대한 풍자를 시도했다고 한다.

평소 상당한 일러스트 실력을 보였던 탤런트 구혜선씨도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해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과시한다. 그는 벽과 벽 사이 모서리를 가로질러 줄을 얼기설기 걸치고 그 위에 자신이 그린 일러스트 액자를 전시했다. 구씨는 “다같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통적 바닥과 현대적 영상의 조화

‘국진이빵’의 김국진 캐릭터를 그린 그래픽 아티스트 유대영씨는 전통과 현대적 팝아트 분위기를 과감하게 섞은 방을 선보인다. 바닥에는 찜질방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옥잠화 매트를 깔고 한 켠엔 고가구를 들여놓았다. 반면 벽에 걸린 TV에는 달마도의 주인공 달마대사가 등장하고, 일러스트로 벽화를 꾸몄다. 유씨는 “동양적인 소재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표현해 개성 있는 공간을 꾸미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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