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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매의 中國味談] <10>초선의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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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매의 中國味談] <10>초선의 두부

입력
2010.12.0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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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貂蟬)은 동한 말기 사도 왕윤(王允)의 가기(歌妓)였다가 수양딸이 되었다. 왕윤은 초선을 이용하여 여포(呂布)와 동탁(董卓)의 사이를 이간질하여 동탁을 제거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초선의 아름다움을 홍보하기에 바빴다. “내 딸은 달보다도 예쁘다오. 내 딸이 뜰에 나서면 달님마저도 부끄러워 구름으로 얼굴을 가린다오”라고 하였다. 이래서 사람들은 초선의 아름다움을 폐월(閉月)로 표현한다.

초선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관명이다. 고증에 의하면 초선의 성은 임(任), 이름은 홍창(紅昌)이라고 한다. 초선이 15살에 입궁하여 초선관(貂蟬冠)을 관리하였기 때문에 초선이라고 불렀다. 초선관이란 담비꼬리와 매미 날개로 장식한 높고 네모난 관모를 말한다.

초선을 요리명으로 한 댜오찬더우푸(貂蟬豆腐ㆍ사진)는 쟝시(江西) 민간에서 유행하는 음식으로 그 방법이 독특하고 맛도 좋다. 우선 미꾸라지를 깨끗한 물에 3일 정도 두어 더러운 것을 토하게 한다. 가마솥에 소갈비나 닭고기로 국물을 내어 끓인 후 뜨거운 탕 속에 두부를 넣고 바로 미꾸라지를 넣는다. 미꾸라지는 뜨거운 탕 속에서 숨을 곳이 없어 연하고 차가운 두부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결국 두부 속에 갇히는 운명이 된다. 그런 후에 파, 생강, 산초, 조미술, 간장, 계피, 소금, 마른 홍고추를 넣어 맛을 낸다. 두부 속에 들어간 미꾸라지는 그 맛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두부 또한 더욱 맛이 있다.

이 요리는 청나라의 미식가이자 문학가였던 원매(袁枚)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즉 미끌미끌한 미꾸라지는 간교한 동탁이고, 하얗고 부드러운 두부는 초선을 의미한다. 왕윤이 초선을 이용하여 동탁을 제거한 것처럼 이 요리도 두부를 이용하여 미꾸라지를 요리하는 것이다. 음식에는 많은 문화가 숨어있다. 한 나라의 음식을 먹는 것은 곧 그 나라의 문화를 먹는 것이다.

초선두부는 미꾸라지가 두부에 들어갔다는 뜻인 니추짠더우푸(泥鳅鉆豆腐)라고도 하고 한나라 궁실에 미인을 감추었다는 뜻으로 한궁창자오(漢宮藏嬌)라고도 한다. 한궁(漢宮)이라고 한 것은 초선이 한나라 사람이라서 쓴 것이고 그 의미는 솥 안이라는 뜻이다. 솥 안에 미인 즉 두부를 감추었다는 뜻이다.

미꾸라지는 영양가가 높아 중국 사람들은 ‘물 속의 인삼’이라고까지 말한다. 게다가 두부까지 들어 있으니 보양식으로 훌륭하다. 여름 동안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미꾸라지는 가을이 제철이다. 미꾸라지의 한자 추어(鰍魚)가 가을 물고기임을 말해주고 있다. salang@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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