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근 해상에서 해군 고속정이 어선과 충돌해 침몰한 사고는 기상악화 속에서 무리한 방향전환 등 해군의 근무 소홀이 주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해양경찰서와 해군본부는 지난달 10일 오후 10시 50분께 제주항 서북방 5.4마일(8.7㎞) 해상에서 해군 고속정 참수리 295호와 부산 선적 어선(270톤)이 충돌해 침몰한 사고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2일 발표했다.
해경과 해군은 “사고 당시 해군 고속정은 기상을 고려해 적은 각도로 방향을 선회해야하는데도 큰 각도로 방향전환하면서 고속정이 요동쳐 전방 탐시 임무 등에 제한이 되면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또 “해군 소형 경비정은 작전함정으로 건조됐기 때문에 높은 파도에서 항해의 제한을 많이 받는 선체의 특성을 감안해 운항해야 한다”며 “당시 기상을 고려해 소각도 변침(항로변경)을 해야 배가 흔들리지 않고 목적지로 정상항해할 수 있는데 앞서가던 고속정은 정장이 잘못 판단해 90도로 대각도 변침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고속정 조타실에는 정장 등 3명이, 전탐실에는 전탐장 등 4명이 각각 근무하고 있었다. 우양호 조타실 역시 선장 등 3명이 근무 중이었다. 그러나 모두 레이더에 감지가 된 상황임에도 서로를 발견하지 못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과 군은 이에 따라 고속정 정장 박모(28) 대위 등 2명과 우양호 선장 김모(48)씨 등 3명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선박매몰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한편 해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실종된 임태삼 하사(25)와 홍창민 이병(22)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발견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함수 쪽 침실로 임 하사와 홍 이병이 사고 당시 다른 승조원들과 함께 잠을 자고 있었던 곳이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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