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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의 핫 코트] <10>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노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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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의 핫 코트] <10>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노골드

입력
2010.12.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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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선수들 소중한 경험…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아

제16회 아시안게임이 열린 중국 광둥성(廣東省) 광저우시(廣州市)를 지난 달 열흘 정도의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아시아 각국의 테니스 수준을 일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더불어 한국 테니스의 기량을 객관화 할 수 있고, 경쟁국들과 비교, 체감한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 중 '아시아 테니스 넘버 원'을 다투는 카자흐스탄 선수단의 사소한 부주의로 그들의 대회 출전자체가 취소돼 한국팀과 겨뤄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올 해초 한국팀에게 일격을 가한 팀으로 내심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빚을 되갚아 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인도, 대만의 실력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무대였습니다.

비교적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돼 역대 최약체로 평가된 한국대표팀에게 많은 전문가들은 금메달 사냥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국가간 테니스 대항전인 2010 데이비스컵에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필리핀에 잇달아 패하면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2그룹으로 밀려났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 테니스에 걸린 금메달 7개 중 대만이 3개(여자복식·혼합복식·남자 단체전), 인도가 2개(남자단식·남자복식), 중국이 2개(여자단식·여자 단체전)를 가져갔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남녀 복식에서 따낸 동메달 2개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테니스에서 '노골드'에 그친 것은 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16년 만이지만 크게 실망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금메달 보다 중요한 경험이란 밑천을 얻었다면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 중의 한 장면이 바로 개인 코치를 두고 훈련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인 코치는 과거에 세계 톱랭커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시아권에서도 개인코치를 두고 훈련하는 것이 더 이상 이색장면은 아닙니다. 그만큼 개인적이든, 소속팀 차원에서든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지도자들도 자신의 경험세계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투자와 연구 없인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평범한 진실이 테니스에서도 적용됩니다.

이런 값진 경험을 통해 선수들도 프로로서의 자기관리에 충실해야 합니다. 테니스 선수로 인생의 승부를 걸었다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선수로서의 자존심과 나아가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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