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29일 중국의 6자회담 제안을 북한에 영향력 행사를 요구하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에 중국이 ‘대화’를 앞세워 반전 공세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했다. 일부 신문은 북한에 빠져나갈 길을 만들어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중국의 6자회담 제안 배경을 “미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요구하자 내년 1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방미를 앞두고 중국도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도발 이후 중국은 한미일의 책임있는 자세 요구로 수세에 몰렸으나 6자회담 제안으로 반전공세에 나선 형국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둘러싼 논의를 6자회담 틀로 끌고 들어감으로써 북한이 일방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을 피하고 한미일에 외교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아사히(朝日)신문 역시 6자회담 제안은 중국이 외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주기 위한 것이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이후 바로 서해에 중국이 반대하는 항공모함을 파견해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공을 중국측에 넘겼으나 중국은 반대로 북한과 대화를 들고 나와 다시 미국에 공을 넘긴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국의 6자회담 제안이 서해 연합훈련에 나선 한국과 미국을 견제하면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국제 압력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중국의 제안을 “한국이 꺾일 때까지 한 번 들어올린 손을 내릴 수 없는 김정일 정권에 사태를 수습할 도피로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며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통해 (북한은)바라던 미국과 협의를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신문은 “한국 정부는 신중한 자세이지만 북한으로서는 대화를 통한 사태 수습으로 향후 무력 타격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사태를 승리로 마무리 할 수 있다”며 “북한의 도발로 흔들리는 한반도에서 북한에 유리한 국면 전개가 또다시 시작되려 한다”고 전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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