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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뒤 ‘김종욱 찾기’의 소심 꼼꼼남으로 복귀한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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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뒤 ‘김종욱 찾기’의 소심 꼼꼼남으로 복귀한 공유

입력
2010.11.29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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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메리카노는 약간 사약 같아요.” 말꼬리를 살짝 올리며 소심하게 따지는 듯한 말투로 그가 매니저에게 말했다. 영락없이 영화 ‘김종욱 찾기’의 주인공 한기준이었다. 촬영을 마친 뒤 석 달이 넘었지만 그는 캐릭터의 잔영을 아직 털어내지 못한 듯했다.

로맨틱 가이 공유가 돌아왔다. 2007년 인기 TV드라마 ‘커피 프린스’를 마지막으로 군에 입대 했던 그가 신작 영화 ‘김종욱 찾기’로 팬들에게 복귀 신고를 한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진한 기대와 엷은 불안이 뒤섞인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김종욱 찾기’는 인도에서 맞닥뜨린 첫사랑을 잊지 못해 결혼은커녕 새로운 사랑조차 꿈꾸지 못하는 여자 지우(임수정)와 첫사랑 찾기란 기이한 사업을 막 시작한 남자 기준(공유)의 달달한 사연을 전한다. 눈 마주치는 것조차 꺼리던 두 남녀가 조금씩 몸과 마음을 밀착하게 되는 로맨틱코미디의 기본 공식을 착실하게 따르는 영화로 이야기의 액센트는 좀 약하다.

착 달라붙은 2대8 가르마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기준은 융통성이라고는 1%도 허용하지 않을 꼼꼼하면서도 소심한 남자다. 여행사에 근무하면서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쓰나미의 위험성까지 알렸다가 쫓겨난 못 말릴 성격의 소유자다. 집요하면서도 결벽증까지 지녔으니 첫 고객 지우의 첫사랑을 찾기 위해 전국의 김종욱 1,108명 뒤를 다 캐고 다닐 수 밖에. 재치 있고 똑똑한 재벌 2세 최한결(‘커피 프린스’)이라는 멋진 이미지를 팬들 뇌리에 심어주고 군대로 떠났던 공유로서는 의외의 선택이다.

공유는 “은퇴를 발표했다 돌아온 것도 아니고 영화 한 편하고 연기 끝낼 것도 아니다는 편한 마음으로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던 ‘김종욱 찾기’를 택했다”고 말했다. “말랑말랑한 영화 속 주인공을 기대하는 분들을 위해서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무난한 캐릭터가 아니라 배우로서는 즐거웠어요. 캐릭터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역할이니까. 찍을 땐 재미있었는데 최한결을 기대하는 팬들 뒤통수 칠 수 있는 역이니 좀 걱정도 됩니다. 멋진 남자인 김종욱 역까지 일부 연기했으니 좀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김종욱 찾기’는 대학로에서 30만 관객을 모은 화제의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을 연출한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까지 잡았다. 공유는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공연을 보진 않았다”고 밝혔다. “뮤지컬 속 한기준을 따라 할지 모른다는 우려”때문이었다. 대신 “뮤지컬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뒤 시나리오 각색까지 한 분이 영화 연출을 한다니 감독 데뷔작이라 해도 믿음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못했다고 비판해도 할 말은 없지만 ‘공유니까 가능한 기준 역이다’, ‘애 썼다. 귀엽게 잘했다’는 말은 듣고 싶다”고도 했다.

조금은 망가진 역할을 했다 해도 그는 여전히 여성팬들의 연심을 자극하는 훈훈한 남자다. “꽃미남으로 분류되면 그다지 달갑지 않다”고 말하는, 다소 만만해 보이는 이 미남배우도 ‘김종욱 찾기’의 등장인물들처럼 첫사랑의 판타지를 지니고 있을까. 그는 담담히 “첫사랑은 안 찾을 듯하다”고 말했다. “첫사랑은 새로운 사랑의 밑거름 정도로 남겨두는 게 아름다울 듯 해요. 어렸을 때 아무 것도 모르고 사귄 사람을 지금 보면 실망하지 않을까요? 제 첫 사랑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동갑내기였죠.”

공유는 “군대 다녀온 뒤 캐릭터보다 시나리오를 더 중시한다. 역할의 크기보다 좋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원유헌기자 youhon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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