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에 맞아 다쳤다는 백구는 제가 알던 남식이입니다. 너무 많이 상했던데 수술도 하지 못하고, 빨리 데리고 나와 치료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꼭 좀 부탁합니다.”
27일 TV뉴스를 본 김현정(31ㆍ경기 부천시)씨는 깜짝 놀랐다. 북한이 쏜 포탄에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는 개 한 마리가 퍼뜩 눈에 들어왔기 때문. “우리 성당(역곡성당)에서 김태헌 신부님이 조카 돌림자를 따 키우던 남식이, 1년 반전에 신부님 따라 연평도에 들어갔는데…. 앉아있는 폼이랑 성당이 배경으로 나온 걸 보고 바로 알았죠.”
다리와 머리에 파편을 맞은 남식이는 다행히 임시치료를 받고 김씨의 바람처럼 곧 인천으로 갈 예정이다.
주민들이 급히 섬을 떠나면서 연평도엔 버려진, 돌봄 받지 못하는 개들 천지다. 현재까지 파악된 섬 안의 개는 300마리 가량, 이중 100마리가 정도가 굶주리고 버려진 채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상처를 입은 개들도 있다.
28일 오전 배편으로 들어온 4명의 동물보호단체 직원은 배고픈 개에겐 사료를, 다친 개에겐 치료를 해주고 있다. 29일 수의사 등 2, 3명의 인원이 추가되면 본격적인 ‘애견 구호작업’을 펼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버려진 개들이 당장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무엇보다 굶주림에 의한 서열 다툼이 문제. 약한 개들이 다툼의 희생양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28일 오후 1시께 발바리 종의 한 개가 다른 개에 물려 배에 큰 상처를 입었다. 섬에 들어온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회장은 “피해를 당한 개는 안락사를 시킬 수밖에 없는데 전신마취 약이 없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동물자유연대 손혜원 운영지원팀장은 “먹이를 찾아 산에 올라가 새끼를 치고 그러면서 야생 들개가 되면 나중에 인의적으로 개체를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평도=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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