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북한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한국과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는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천안함 폭침사태 당시'북한 감싸기'에 주력한 중국이 이번에도 고립된 북한 편을 들며 '제2의 천안함 사태'를 만들려 하는지에 대한 의혹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평도 도발은 중국 포격한 것"
한국을 전격 방문한 다이빙궈(戴炳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28일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하는 등 중국의 움직임은 초미의 관심사이다. 중국이 우려해온 서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면서 한반도의 긴장수위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천안함 사태 때와 같이 사건의 시시비비를 따지기보다 남북간 자제와 냉정을 요구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 대화와 6자회담의 재개가 시급하다는, 판에 박힌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외교적 입장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북한에 대해 오히려 인내와 절제된 태도를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어쩌면 중국은 실제로는 국제사회보다 답답함을 훨씬 더 느낄 수도 있다.
북한에 대한 중국 내부 고민은 중국 언론을 통해서도 감지된다. 중국 옌자오두스바오(燕趙都市報)는 27일 '북한의 한국에 대한 포격, 그 속셈은 중국에 있다'는 사설을 통해 중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얼마나 당혹해 하는지 속내를 드러냈다. 사설은"북한이 벌인 이번 전쟁게임은 표면상으로 이명박 정권과 미 제국주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중국을 향한 포격"이라며 북한의 속셈을 사기(史記)의 유명 성어인'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에 빗대어 겉의 명분과 실제 속셈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중국 진(秦)나라 말기 장수인 항우(項羽)가 당시 천하의 패권을 다투던 유방(劉邦)을 불러 연회를 베풀었다. 이 자리에서 항우의 사촌동생이자 수하 장수인 항장(項莊)이 유방을 암살할 목적으로 앞에서 칼춤[劍舞ㆍ검무]을 추었다. 북한의 이번 '전쟁게임'이 실제로는 북중 관계의 한계선을 긋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이 대목에서 나온다.
중국은 북한 후계자 김정은에 대해 '대를 잇는'지지를 약속하면서 반드시 경제개혁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개혁개방에 나설 경우 세습 통치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을 향한 첫 걸음에 경제개혁을 우선 과제로 올려 놓기에 부담이 큰 것이다. 특히 경제개혁을 진행하려면 평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오히려 적대적 긴장국면을 조성하는 것은 개혁개방의 부담감에서 탈피, 중국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본다.
중국언론, 대북정책 변화 촉구
사실 북한은 중국의 경제지원에 의존하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개혁 목소리를 높이려는 친중(親中)세력에 대해 이미 숙청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 최근 베이징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중국언론에서도 북한의 행동을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옌자오두스바오는 "물귀신 작전을 쓰는 북한을 중국은 맹목적으로 감싸서는 안되며 중국이 멍청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분개했다. 이같이 변화하고 있는 중국 언론의 태도만큼 중국 정부 입장에도 변화가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장학만 베이징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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