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산학협력시스템
한양대 산학(産學)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단은 학연산(學硏産)클러스터지원센터 등에 1,700여㎡ 규모의 공용장비지원센터를 구축했다. 공용 활용도가 높은 고가의 분석ㆍ가공ㆍ시험ㆍ측정 장비 45종을 구비했다. 지난 한 해에만 200여개의 기업체가 공용장비지원센터를 통해 2,000여 건의 제품을 개발한 것은 물론 품질향상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김우승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산학기획처장은 "중소기업에서 꼭 필요로 하지만 경제ㆍ공간적 부담이 되는 고가의 장비를 대학 측에서 구입한 뒤 기업체가 필요로 할때 활용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산학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과 기업의 '상생(相生)'을 위해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산학협력 체제가 진화하고 있다. 가족과 같은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시도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 중 하나인 산학협력체결기업이 단적인 사례다. 흔히 '가족회사'로 불리는데, 대학과의 기술교류, 공동 연구개발, 현장실습 및 인턴십, 재직자 교육, 실험 실습 장비의 상호 활용 등 산학협력 전반에 대해 유기적 협력관계가 이뤄지도록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단은 적게는 300여개, 많게는 3,800여개 등 무려 1만3,000여 곳의 기업과 '가족회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들의 가족회사 및 지역 산업체에 대한 산학협력 지원시스템은 '토털 서비스'로 정리된다. 기술 및 경영 지도와 애로기술 해소, 신제품 공동 개발 등 각종 연구개발 지원은 기본이고, 홍보와 마케팅, 세무 지원, 각종 인증신청 및 특허출원 자문까지 도맡아 해 준다. 자체 연구실을 갖추기 힘든 중소기업에 부설연구소를 차려주는가 하면 기술 분야별 교수들이 팀을 이뤄 기업체를 직접 방문,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성균관대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단은 지역 경제 활성화가 목표다. 일반창업, 여성창업 및 국가 주요시책인 1인창조기업을 육성하는 종합창업프로그램 '크리미(CREMY:Create MY own business) 센터'를 구축해 창원지원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크리미 센터는 예비창업자 대상의 수요조사와 정부 시책에 근거해 실무중심의 창업스쿨을 운영하고 있고, 매년 창업경진대회를 열어 준비된 예비창업자의 육성 및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이 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바이오메타 신익조 대표는 "학교 측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사업화하게 되었고 기업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인천대와 충북대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단은 '현장형 서비스'로 정평 나 있다. 가족회사 및 지역 산업체를 직접 찾아간다.
송도경제자유구역을 기반으로 인천 지역 산학협력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인천대는'원스톱 기업밀착지원서비스'를 통해 경영, 디자인, 법률,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기업체의 당면 과제를 말끔히 풀어주는 '스텝 업'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장병건 단장(전기공학과 교수)은 "형식적인 문서작업을 탈피해 애로 및 요청 사항을 생생하게 제시하는 기업체에 맞춤형 전문가를 매칭해 줌으로써 산학협력 만족도를 배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는 먼저 산업체에 다가가는 적극성으로 기업체를 감동시키고 있다. 다양한 전공의 교수 서너명이 팀을 이뤄 충청권 지역의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 각종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파악한 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교수 등 전문가를 매칭해 준다. 인력지원을 요청하면 학생들의 인턴십이나 현장실습 등의 방법으로 지원해준다. 신창섭 단장(안전공학과 교수)은 "중소기업의 산학협력 기회 확대를 위해 문턱을 낮춘 뒤 다각적인 지원에 나선 결과 기술혁신 역량과 경쟁력이 한결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다양한 기업지원 인프라 중 고가의 공용장비를 기업지원의 창으로 활용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주고 있다. 이들 첨단 장비는 시제품 개발과 생산 등을 위한 기업과의 만남, 기업의 성공적인 사업화를 위한 든든한 교량역할을 한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구축된 경북대 공용장비지원센터를 통한 기업지원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엔지니어링 기술지원을 통한 신제품 제작 지원과 공동개발, 컨설팅을 통한 신상품 개발 지원 등 다차원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한 업체는 개발공정과 비용을 30%이상 줄이는 동시에 생산성을 20%이상 향상시키기도 했다. 이상룡 단장(기계공학부 교수)은 "'기업=갑(甲)'이라는 서비스 정신으로 산학협력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밭대는 3월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대덕캠퍼스에 '기술상용화센터'를 준공, 원스톱 기업지원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고가의 공용장비지원센터와 디자인지원센터, 창업보육센터, 창업대학원 등을 집적시켜 산학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때문에 대덕특구 내 벤처 및 중소기업 1,000여곳은 연구개발 및 제품개발을 위해 공용장비를 활용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가족회사인 농기계부품 제조업체 이레기업 한용호 대표는 "중소기업은 구입에 엄두도 낼 수 없는 고가의 첨단 장비를 활용해 신속하고 정확한 시제품을 제작, 제품의 신뢰성이 한결 높아졌고, 기술개발과 생산성 제고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도 누리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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