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실시 첫 날인 28일 북한은 122㎜ 방사포를 전진 배치하고 해안포 진지를 추가로 개방하는 등 사실상 준(準)전시 태세를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서해 전력의 대부분을 해안선을 따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집중 배치함으로써 추가 도발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연평도 북방 12㎞에 있는 황해도 개머리지역 내륙에서 30여발의 북한군 포성이 청취됐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실시에 맞춰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이해된다.
북한은 또 122㎜ 방사포 일부를 남쪽 방향으로 전진 배치하고 개머리와 무도 지역 해안포 발사구를 기존 14개소 외에 추가로 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안포의 모습이 연평도에서 취재 중인 사진기자와 방송 카메라에 또렷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곳에 배치된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20.4㎞에 달하며 표적 상공에서 폭발하는 방식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해병대 연평부대장이 주민 소개(疏開)령을 발령해 한 때 주민들과 취재진들이 방공호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북한군의 이상 동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 지역에 사정거리 13~30㎞인 SA-2 지대공미사일을 전진 배치한 것이다. SA-2는 옛 소련이 개발한 항공기 공격용 미사일로 서해 NLL로 근접 비행하는 우리 전투기를 겨냥하고 있는 분석된다.
NLL 북방 등산곶 일대에 배치한 지대함 미사일도 지상의 고정발사대에 거치해 발사 태세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NLL 북방 서해안에 사거리 83~95㎞의 샘릿, 실크웜 미사일을 이미 배치해 놓았으며, 주로 서해5도 일대의 우리 고속정을 겨냥하고 있다.
황해도 황주비행장에 미그-23기 5대를 전개한 북한은 인근 비행장에도 미그-19기 및 미그-23기를 추가로 대기시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대응 출격하는 우리 군 항공기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 비행장에서 이륙한 북한 전투기는 4~5분 만에 NLL을 통과할 수 있다.
앞서 북한은 23일 연평도 포격 이후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에 준전시상태 명령을 하달하고 병력 및 함정 출동 대기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해함대사령부 소속의 8전대는 NLL에서 불과 32㎞ 떨어진 황해도 옹진군 사곶에 자리잡고 있으며 경비정과 고속정 등 함정 70여척이 배치돼있다. 8전대 상급부대인 서해함대사령부는 호위함과 유도탄고속정, 갯벌에서도 고속기동이 가능한 공기부양정, 고속상륙정 등 400척 가까운 함정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한미연합훈련 기간 동안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모든 정보자산을 동원해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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