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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평도 포격] 뉴스 지켜보며 술렁…"생계 막막"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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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평도 포격] 뉴스 지켜보며 술렁…"생계 막막" 한숨

입력
2010.11.2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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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피란생활

피란 생활 6일째를 맞은 연평도 주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피란민으로 전락한데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현실에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28일 오전 10시 인천 중구의 임시거처인 인스파월드 2층 찜질방은 초만원이었다. 주민 900여 명이 모여들면서 누울 자리 조차 찾기 어려웠다. 주민들은 옹진군에서 급히 만든 이름표를 받아 목에 걸었다. 군은 이름표 앞면에 일련번호와 이름, 거주 지역을 표시했고, 구호품 수령을 확인하기 위해 뒷면에는 칸을 나눠 번호를 써 넣었다.

같은 시간 찜질방 한쪽 영화감상실에선 연평도성당 김태헌(50) 신부의 미사가 진행됐다. 미사에 참석한 40여 명의 주민 중 일부는 미사포를 쓴 채 조용히 눈시울을 닦아냈다.

오전 11시20분께, 주민들은 갑자기 크게 술렁였다. 북한군이 쏜 포성이 포착돼 연평도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박모(46·여)씨는 "연평도에서 군무원으로 근무 중인 남편이 걱정된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정치인들의 위로방문은 계속됐지만 일부 주민들은 담요를 얼굴까지 뒤집어쓰고 외면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면담에서 한 주민대책위원은 "정부는 북한군이 포문 연 것을 알았으면서도 (주민들한테는) 알리지 않았다"며 "당장 생계가 걱정인데 지금 이 시점에 복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성일(47) 주민대책위원장도 "서해5도 군비 증강은 급속히 논의되지만 주민들을 위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성토했다.

인천시와 옹진군도 주민지원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잇다. 29일 1인당 50만~100만원씩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지만 요식업 숙박업 어업 등에서 입은 주민피해가 전례가 없고 관련 법도 미비해 보상대책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한나라당 안 대표는 이날 옹진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 대처가 미흡하며,주민들이 찜질방 등에서 전전하지 않도록 미분양 아파트를 임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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