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와 감동, 좌절과 눈물이 한데 뒤섞이며 16일간, 42억 아시아인의 가슴을 뛰게 했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27일 화려한 폐막식을 갖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스릴 넘치는 경기, 조화로운 아시아(Thrilling Games and Harmonious Asia)'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대회에서는 역대 최다인 45개국 1만4,454명의 선수단이 참가, 42개 종목 476개 금메달의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역대 원정 대회 최다인 76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4회 연속 종합 2위를 굳건히 지켜냈다. 당초 목표(65개)를 11개나 초과 달성했고 은메달 65개와 동메달 91개까지 보태 원정 대회로는 가장 많은 금메달을 땄던 98년 방콕 대회(64개)를 훌쩍 뛰어 넘었다.
중국은 목표로 삼은 200개에 한 개 모자란 금메달 199개를 수확해 1982년 뉴델리 대회부터 8회 연속 종합 1위를 달성했다. 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16년 만의 2위 탈환을 노렸던 일본(금 48개ㆍ은 74개ㆍ동 94개)은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간판스타들의 부활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박태환(단국대)이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3관왕을 차지하며 그 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장미란(고양시청)도 교통사고와 부상에도 불구, 금빛 바벨을 들어 올리며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사격은 13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최고의 '효자종목'으로 떠 올랐다. 기존 효자종목인 양궁이 남녀 개인과 단체전 우승을 석권한 것이 머쓱할 정도로 사격의 '금빛 총성'은 연일 화제가 됐다. 유도 6개, 펜싱 7개, 볼링 8개, 사이클 4개, 인라인롤러 3개, 바둑 3개 등의 '금빛 퍼레이드'도 종합 2위 수성의 든든한 밑거름이었다.
수영과 함께 육상의 가능성을 확인한 점도 고무적이다. 불모지나 다름 없던 트랙에서 김덕현(광주시청)과 정순옥(안동시청)이 남녀 멀리뛰기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100m 허들의 이연경(안양시청)도 아시아 1인자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 날, 지영준(코오롱)이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11분11초를 기록, 피날레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인 야구가 금메달을 딴 반면, 24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던 축구는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태권도도 금메달 4개에 그쳤고, 레슬링과 복싱은 '노 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한편 광저우 주장(珠江) 하이신사(海心沙)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4년 뒤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인천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대회기를 넘겨 받았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위해 무려 1,226억 위안(약 20조4,000억원)을 투입해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했지만 대회 기간 곳곳에서 운영미숙을 드러냈다. 인천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과제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