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준비하고 있는 미국의 외교 비밀전문(cables) 공개가 임박하면서, 미국 정부가 아연실색하고 있다. 각국 지도자에 대한 사적이고 솔직한 평가까지 포함한 미 외교관들의 일일보고서 300만건을 공개하겠다는 것인데, 공개가 강행된다면 사상 최대의 외교 스캔들로 비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중국,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영국, 프랑스, 아프가니스탄 등 7개국 외교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태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미 외교관들이 수십 개국 정부를 직접 찾아가 예상되는 문서 내용을 미리 브리핑했다.
위키리크스는 앞서 22일 트위터를 통해 지난달 공개한 40만건의 이라크전 비밀 문서에 보다 7배은 비밀 문건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문서의 성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 외교관 수천명이 2006~2009년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미 국무부에 보고한 비밀전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는 공개에 앞서 문건을 뉴욕타임스, 가디언, 슈피겔 등 세계 주요 언론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문건이 공개되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해지고, 대(對) 테러 작전이 위협받을 것이며, 미국과 동맹국간의 관계를 마비시킬 것이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스웨덴에 머물고 있는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에게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번 비밀전문 유출도 이라크 주둔 미국 정보분석관 브래들리 매닝(22) 일병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간, 이라크전 비밀문서를 넘겨줘 수감 중인 그는 체포되기 전 한 해커와의 채팅에서 “클린턴 장관과 수천명의 미국 외교관들이 심장마비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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